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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남 의식하면 비극, 넷플릭스 맨 끝줄 소년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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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나이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고민이 생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타인의 기대에 얼마큼 부응해야 하는지 등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들이 쏟아진다. 이때, 오랜 시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대배우의 한마디가 떠오른다. 배우 최민식이 6월 26일 넷플릭스 신작 '맨 끝줄 소년'으로 대중들과 만나는 가운데, 과거 방송에서 그가 건넨 소신 있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2024년 배우 최민식은 MBC 특집 프로그램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했다. 당시 스튜디오 방청객으로 함께한 한 대학생이 최민식에게 "많은 기대를 받는 배우로 산다는 건 어떤 것이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한국 영화계의 산증인으로 불리며 수십 년간 스크린을 담당해 온 배우에게 그 무게감이 어떤 것인지 묻는 질문이었다. 이때 최민식의 답은 의외의 예상을 비껴가는 아주 담백한 말이었다.

최민식은 "죄송한데 나는 신경 안 쓴다. 누군가에게 '(내가) 롤모델이다' '그 사람에게 어떤 배우로 우뚝 서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내 일을 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만 잘하자'(라고 생각한다) 남을 의식하는 순간 비극이 오는 것 같다. 허세가 들어간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냥 내 일을 내가 열심히 할 뿐이다. 그렇게 (본보기로) 봐주신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장면은 클립 영상으로 편집돼 온라인 영상 플랫폼 등으로 확산됐다. 누리꾼들은 "대배우의 품격이 느껴진다" "너무 멋진 말이다" "남을 의식하는 순간 비극이 온다. 진짜 명언" "잘 배워간다" "존경한다" "머리가 울린 말이다" "정말 연륜이 느껴지는 말이다" 등의 코멘트를 남기며 호응했다.

많은 이들에게 최민식의 이야기는 단지 배우 철학을 넘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한 가지 해답으로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 속에서 산다. 소셜미디어에 올릴 사진을 고르고, 상대방이 어떻게 볼지를 계산하며 말을 고른다. 행동의 중심이 '나'가 아니라 '남'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상태가 지속될수록 자기 자신을 잃어간다.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은 끝이 없다. 기준이 항상 바깥에 있기 때문에 아무리 잘해도 충분하지 않다는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다.

최민식이 언급한 '허세' 역시 핵심이다. 남을 의식할 때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부풀려진 자아를 연기하게 된다. 실제 본인보다 더 멋지고 더 능력 있고 더 완벽해 보여야 한다는 압박이 생기고, 그 무게는 고스란히 내면의 피로로 쌓인다.

반대로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순간 집중력은 내면으로 향한다. '남보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 대신 '어제의 나보다 나아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그 자리를 채운다.

물론 타인의 시선을 완전히 무시하라는 말이 아니다. 사회적 존재인 인간에게 타인과의 관계는 일부다. 다만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중심이다. 타인의 기대를 인지하는 것과 그 기대에 끌려다니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후자는 반드시 경계가 필요하다.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느냐가 아니다. 자신이 스스로를 어떻게 대하느냐다. 타인의 평가는 언제든 바뀐다. 결국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바깥이 아닌 자기 내면에서 만들어야 한다.

배우 최민식은 1962년생으로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연극 무대에서 내공을 쌓았다. 1989년 영화 '구로 아리랑'으로 스크린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이후 드라마 '야망의 세월'(1990), '서울의 달'(1994)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그의 이름을 한국 영화의 중심부로 끌어올린 건 1999년 작 '쉬리'였다. 남북 분단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당시 한국 영화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며 62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최민식은 북한 특수요원 역을 소화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 '해피엔드' '파이란' 등을 통해 섬세한 연기력을 펼쳐보였다.

전 세계에 그의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2003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통해서였다. 15년간 이유도 모른 채 감금됐다 풀려난 남자 오대수를 연기한 최민식은 광기와 슬픔, 분노가 뒤엉킨 복잡한 감정 연기로 세계 영화계를 뒤흔들었다. '올드보이'는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의 가능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이후로도 그는 '친절한 금자씨'(2005), '악마를 보았다'(2010),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2), '신세계'(2013) 등 굵직한 작품을 거치며 한국 영화의 대표 얼굴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2014년에는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 '명량'이 1761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 역대 최다 관객 기록을 세웠다. 이 작품으로 최민식은 처음으로 '천만 배우' 반열에 올랐다. 이듬해 백상예술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그 성취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2024년에는 장재현 감독의 오컬트 영화 '파묘'로 명량 이후 10년 만에 두 번째 '천만 영화'를 품었다. '파묘'는 개봉 32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오컬트 영화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무대인사 현장에서 최민식은 "관객 여러분들께서 바로 '파묘'의 주인공이다"라며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올해 그는 또 한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다음 달 26일 공개 예정인 '맨 끝줄 소년'을 통해 최민식은 넷플릭스 작품에 첫 출연한다. '맨 끝줄 소년'은 실패한 작가이자 국문학과 교수인 '허문오'가 강의실 맨 끝줄에 앉은 소년 '이강'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그의 글에 점점 집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서스펜스 드라마다.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괜찮아, 사랑이야' 등을 연출한 김규태 감독의 신작이며, 최민식과 최현욱이 각각 '허문오'와 '이강' 역을 맡아 호흡을 맞춘다.

데뷔 이후 연극 무대에서 OTT 플랫폼까지, 그리고 스크린의 악당에서 역사적 영웅까지 장르와 캐릭터의 경계를 허물어온 최민식. 그가 자신만의 소신과 철학으로 앞으로 또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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