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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규, TBS 정상화 위해 경기도 연대 책임 질 것
미디어오늘
홍성규 후보는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 민중당 등 줄곧 진보정당에 몸담았다. 2010년부터는 화성시장과 화성갑 국회의원 선거,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해왔다. 홍 후보는 특히 이번 6·3 지방선거가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탄핵 이후 첫 지방선거로 내란 잔당을 단죄하고, 광장의 요구인 사회 대개혁 기틀을 만들 전제”가 될 선거인 동시에 “민주당이 중도보수 정당을 표방하는 가운데, 진보당은 어려워진 진보 정치를 제자리에 찾도록 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의미다.
홍 후보는 또한 주요 정당의 경기도지사 후보 가운데 자신이 유일하게 경기에서 나고 자란 ‘화성토박이’라고 강조한다. 홍 후보는 지난 1월 모든 정당 가운데 가장 먼저 출마했음에도 “언론에서 언급되는 것 자체부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고 꼬집었다. 군소정당 후보들이 여론조사와 토론회, 선거비용 보전 등에서 구조적으로 배제되는 상황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보완해야 할 언론이 이를 오히려 증폭한다”는 지적이다. 경쟁 후보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선 “현안은 외워서 될 일이 아니다”라고 평했고,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선 별도 평가보다 그가 속한 국민의힘은 ‘내란 본당’으로 일찍이 해산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디어오늘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홍 후보를 만났다. 아래는 일문일답.
- 경기지사 후보로 나선 이유는.
“거대 양당 체제는 민심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특히 국민의 절대다수가 노동자임에도 노동자 출신 국회의원은 거의 없고, 흔히 세상의 절반이 여성이라 하지만 국회의 여성 비율은 20% 미만이다. 정당한 권리를 갖고도 배제된 이들의 목소리를 정치에 담고자 진보정치를 했다. 사실은 상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싸움이었다.
이번 지방선거는 의미가 남다르다. 윤석열 탄핵 이후 첫 지방선거이다.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유린한 내란세력은 윤석열 1인이 아니다. 그런데 지방의회 곳곳에 국민의힘이 말도 안 되는 인사들을 공천했다. 내란잔당을 솎아내 단죄하고, 나아가 광장에서 국민이 외친 대개혁으로 나아갈 기틀을 잡을 선거라 본다. 민주당은 지금 중도보수 정당을 표방하고 있다. 어려워진 진보 정치를 제자리에 찾도록 해야 한다는 각별한 심정이다.”
- 경기도 수원, 기흥, 화성, 평택 등에 삼성전자 DS부문 사업장이 집중돼있다. 최근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성과급 요구와 파업 논쟁을 어떻게 봤나.
“삼성이 얼마나 상징적인 곳인가. 대한민국에서 무노조 경영을 이어왔고, 삼성에 노동조합이 없었던 건 삼성 노동자들이 노조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수십 년간 노조 만들려는 시도들을 사측이 이른바 국정원 뺨치게 탄압했기 때문이다. 노동자 권리를 지키고자 노동조합을 만든 삼성 노동자들의 모습 자체는 굉장히 지지하고 존경을 표한다.
동시에 삼성 노조는, 삼성처럼 사회적 영향력이 크고 세계적인 기업이 막대한 이익을 올렸을 때 이를 어떻게 사회적으로 배분해야 되는지를 처음 공식 화두에 올렸다. 삼성이 지금처럼 큰 데엔 국민 혈세를 들인 수십조의 지원과 세금 감면이 있었다. 제헌 헌법에도 이익균점권 가치가 명시됐다가 형해화됐는데 관련한 사회적 논의도 의미 있다. 삼성의 막대한 수익엔 하청업체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땀방울도 들어가 있다. 하청업체 노동자도 헌법상 권리인 노동3권을 행사할 환경을 빠르게 만들어야 하며, 정규직 노조에 이것까지 다 대변하라고 말하는 것은 과할 수 있다고 본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어떻게 빠르게 구축할 수 있느냐는 고민이 함께 들었다.
마지막으로, 국민의힘 양향자 경기도지사 후보가 느닷없이 갑자기 삼성 앞에 천막을 치고 단식 농성을 했다가 오늘(21일) 병원으로 실려갔다.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양 후보 선대위원장으로 김문수 씨를 모시면서, ‘삼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하겠다’고 하더라. 김문수처럼 내란 정권의 반노동 선봉에 선 사람을 데려다 어떻게 노사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건지 개탄스럽다.”
- 최근 전국언론노동조합 경인지역협의회와 ‘경인지역 저널리즘 증진을 위한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출마 이전에 대변인을 맡아 언론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아 조금 더 각별했다. 지역 언론은 (지자체) 광고에 운영 자체를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현장 말씀을 들으니 광고와 관련된 압력이나 정치적 압력을 현실에서 정말 크게 느끼는 것으로 보이고, 정책 요구가 너무나 상식적이었다. 지방정부 광고 집행의 공정한 기준을 마련하고, 지방정부 광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또한 지역 언론의 독립성·자율성 보장 및 지속가능한 성장 지원을 요구했다. 당연히 동의했고, 전폭 수용했다. 도지사부터 언론 친화적으로 돼야 한다. 도지사 후보들이 선거 기간엔 유권자와 관계에서 을일 수밖에 없는데, 지금부터도 ‘후보를 만나보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런 분들이 도지사가 되면 (언론인들도) 만나는 사람이 공보 담당이나 대변인을 넘어서지 못한다. 그러나 시민들은 언론을 통해 정치와 도정을 접한다.”
- 경기도가 가시청권인 TBS는 존립과 운영 방향이 불투명하다. 위기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오세훈 시장이 TBS를 대했던 모든 과정은 윤석열 일당이 YTN을 대했던 과정과 다르지 않았다고 본다. YTN 관련해서도 의미 있는 판결들이 나오지만, 법원 판단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내란 정권 시절에 잘못 꿰어졌던 것은 행정 조치로 빠르게 풀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경기도 입장에서 TBS가 서울시만의 문제라 보는 건 무책임하다. 연대 책임을 질 각오가 당연히 되어 있다. 당장 TBS 정상화를 위해 여러 법적, 제도적 이 과정을 거쳐야 하고, 구성원들은 자기 모든 걸 다 던져 TBS 존립을 위해 버텨왔다. 지원이 필요하다면 경기도민이 할 수 있는 일도 충분히 같이 할 수 있다.”
- 노동 관련 공약 중 ‘AI 도입 시 고용영향평가 의무화’가 눈에 띈다.
“진보정치 본령은 가장 많이 고생하지만 정치에서 가장 배제된 노동자 목소리를 반영하는 일이다. 나 스스로가 민주노총 조합원이고, 민주노총이 적극 제기하는 정책 중 하나가 AI 노동영향평가다. AI 도입으로 인해 상담 콜센터 등에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뿐 아니라, 남은 사람들의 업무 환경도 매우 큰 영향을 받는다. 경기도 인구는 1400만, 그중 800만 명이 노동자라는 점에서도 AI 도입으로 인한 경기도 유권자 노동 환경의 변화는 매우 큰 문제다. 특히 경기엔 기아차 제조 공장이 있고, 현대차 연구소가 있다. 삼성 반도체 공장 불산 유출도 기흥에서 있었다.”
- 지난 3월 “가장 먼저 출마 선언하고 현재 원내외 정당을 통틀어 유일하게 확정된 후보임에도, 진보당의 공식 도지사 후보는 언론에서 언급되는 것 자체부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밝힌 바 있다. 언론의 이번 지방선거 보도 전반을 어떻게 평가하나.
“선거구 자체도 현행법을 무시하고 선거일을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고 확정됐다. (공직선거법은 선거구획정 법정시한을 선거일 6개월 전으로 명시했다.) 도전하는 신인이나 진보정당들은 2~3년 뼈 빠지게 유권자들을 만났는데 선거 한 달도 안 남기고 그 노력이 날아가고 지역구가 쪼개지는 상황을 맞았다. 군소정당 후보들은 선거비용 보전 기준(10~15%) 때문에 늘 비용의 압박에 처한다. 보전을 받는 건 늘 거대 양당 후보들이다. 게다가 거대 정당들은 국고 보조금이 평시와 별개로 선거 때(6·3지선에선 민주당 258억여 원, 국민의힘 237억여 원)마다 ‘일시불’로 나온다. 군소정당은 A4 한 장짜리 공보물 제작과 배포조차 큰 부담을 안고 선거를 치른다. 언론은 이러한 불평등을 그대로 따라간다. 소수정당은 여론조사에도 포함하지 않고, 토론회 출전 권한도 주지 않는다. 제도의 불평등을 언론이 보금이라도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이를 증폭한다. 언론 노동자들이 이 부분을 함께 고민해주었으면 좋겠다.”
- 경쟁 후보인 추미애 민주당 후보와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를 각각 어떻게 평가하나.
“저는 일찌감치 선출이 완료되고 끊임없이 정책 공약을 던져왔다. 거대 양당 모두 당내 경선에 몰두하고 선정이 늦어지면서 경기도민이 필요한 정책을 많이 내놓지 못했다. 정책 평가할 부분이 극히 미비해 아쉽다. 추미애 후보는 경기도를 잘 알까 걱정은 좀 된다. 5선을 서울 광진에서 하고, 하남으로는 국회의원 옮겨오면서 2년이다. 현안은 외워서 되는 일이 아니다. 나는 후보자 가운데 유일하게 경기도에서 나고 자란 후보다. 양향자 후보는 말을 더 얹고 싶지 않다. 개인의 역량 이전에 국민의힘에 적을 두고 있다는 사실부터 도민들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 아닌가. ‘내란 본당’은 일찍이 해산했어야 맞다.”
- 김동연 현 도지사의 도정을 어떻게 평가하나.
“여의도 국회에서 보는 것과 지역 실제 민심은 많이 다르다. 김동연 지사도 재선을 위해 당내 경쟁했고 민주당 소속이기에 ‘웬만큼 안 했겠느냐’고들 얘기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경기도의 현장은 두 가지, ‘혼란과 퇴행’으로 요약된다. ‘혼란’인 이유는 경기남부 국제공항 이슈다. 경기에서 가장 큰 도시인 수원지역 정치인들이 불순한 의도로 국제공항을 제기했고 시민사회단체들은 반대했다. 세계적 공항인 인천공항이 몇 킬로미터 안 떨어져 있는데 왜 필요하냐는 것이다. 그런데 김 지사가 선거 시기 이걸 받아 4년 간 주요 공약이 됐다. 김 지사는 ‘기후도지사’로 스스로를 홍보해왔는데 ‘한 손엔 국제공항, 한 손에는 기후도지사’가 말이 되는가. ‘퇴행’이라 말한 이유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했던 일 중 상징적인 것이 광역자치단체 최초 노동국 설치였다. 또한 한국노총뿐 아니라 민주노총과 처음 독대를 했다. 그런데 김 지사 취임 뒤 민주노총과 대화를 다 끊어버렸다. 임기 1~2년차에 민주노총 경기도본부가 노정교섭을 공식 요구했을 때에도 교섭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명백한 퇴행이었다. 그러다 작년 연말, 재선 문제가 코앞에 나가오자 김 지사가 임기 중 처음으로 경기도와 민주노총이 협의했다. 웃기지도 않는 일이다. 민주당 또한 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으며 바로잡아야 한다.”
- 단일화에 대한 생각은.
“지방의회 곳곳에 뿌리 박고 있는 내란세력 청산을 위해선 지난해 있었던 광장의 연대가 이번 지방선거에도 유효해야 한다. 어디서든 계기나 기회가 주어진다면 진보당은 성실하고 충실하게 임하겠다고 했던 만큼 저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충분히 논의할 수 있지만 그 필요성을 굳이 찾기 어려운 상황 아닌가 싶다.”
- 이번 선거에 당선 외 목표는.
“진보정당들의 출발은 2000년 민주노동당이었고, 민주노동당을 만들었던 건 민주노총이었다. 지금 진보 정치의 현실에 대해 아쉬움을 넘어 안타깝고 개탄스럽고 분노스러워하는 분들이 정말 많다. 솔직히 말하면 신호등 연대를 하고 있는 노·녹·정(노동당, 녹색당, 정의당)을 포함해 이 진보 진영의 목소리와 담론의 힘을 어떻게 하나로 모을 수 있을지 논의하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