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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연인 스토킹한 50대, 벌금 1000만원 선고
위키트리
30년 전 애인에게 선물을 보내고 연락을 반복한 5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동욱 판사가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4)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연합뉴스가 23일 보도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약 30년 전 교제했던 옛 남자친구 B씨에게 2024년 6월 연락을 시도하며 향수 선물을 보냈다. B씨가 "더는 전화하지 말라"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지만 A씨는 B씨의 사무실로 13회 전화를 걸어 통화를 시도했다.
이 일로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게 된 A씨는 정식재판을 청구해 재판받는 와중인 지난해 5월 또다시 일곱 차례에 걸쳐 피해자와 통화를 시도하며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스토킹을 했다.
A씨는 법정에서 "합의 또는 고소 취소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연락했다"거나 "정당한 이유를 가지고 연락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판사는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으며, 재판장의 소송지휘에 따르지 않는 등 법정 태도가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A씨가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한 뒤에도 스토킹을 멈추지 않은 점이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재판 진행 중에도 피해자에게 연락을 시도한 사실이 추가 공소사실로 인정됐고, 재판부는 이를 무겁게 봤다. A씨가 "합의 또는 고소 취소 의사를 확인하기 위한 연락이었다"고 주장한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접촉 자체를 규율하는 만큼, 연락의 목적이 무엇이든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밝힌 이후의 접촉은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취지다.
스토킹처벌법은 2021년 10월부터 시행됐다. 그 이전까지 스토킹은 경범죄처벌법상 '지속적 괴롭힘'으로만 처벌할 수 있어 최대 범칙금 8만원에 그쳤다. 피해자 보호에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오랫동안 제기돼 왔고, 스토킹이 살인 등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입법이 추진됐다.
스토킹처벌법은 스토킹 행위를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는 행위, 주거·직장·학교 등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 주변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전화·문자·인터넷 등을 이용해 글·말·영상·음향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물건 등을 보내는 행위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스토킹범죄로 처벌받는다. 이 사건에서 A씨가 B씨에게 향수를 보내고 사무실로 전화를 반복적으로 건 행위는 각각 '물건을 보내는 행위'와 '전화를 이용해 도달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처벌 수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해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 처벌된다.
2023년 개정을 통해 스토킹범죄는 반의사불벌죄에서 제외됐다. 이전까지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기소할 수 없었으나 개정 이후에는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검사가 기소할 수 있게 됐다. 법원은 스토킹 행위가 인정되면 피의자에게 접근금지, 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 주거 등 100m 이내 접근금지 등의 잠정조치를 내릴 수 있다. 경찰도 현장에서 긴급응급조치로 피의자를 피해자로부터 즉시 격리할 수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