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7 읽음
카드사 레버리지 배율, 8배의 벽을 넘어야 생산적 금융이 열린다
데일리안카드사 조달 비용 절감 및 혁신적 투자 유도 위한 레버리지 규제 완화 필요
생산적 금융 촉진 위한 레버리지 배율 2배 정도의 상향조정 검토

표면적으로는 자본 적정성이 양호해 보이지만, 조달 비용 구조를 들여다보면 이미 한계에 다가선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된다.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요구받는 시점에, 현행 레버리지 배율 8배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점검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총자산÷자기자본)은 평균 5.5~6.5배 수준으로, 숫자만 놓고 보면 규제 상한 8배에 여유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신종자본증권과 같은 보완자본을 차감한 조정 자기자본을 고려한 조정 레버리지 배율은 이미 6.8배에 이르고, 일부 카드사는 사실상 레버리지 규제 한도에 근접해 있다.
카드사의 주요 조달 수단이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CP(기업어음) 등 시장성 수신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레버리지 규제 한도에 가까워질수록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커지고 위험프리미엄이 확대되면서, 즉각적 발행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조달환경 악화는 카드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왜곡한다.
조달 비용이 증가할수록 혁신기업 투자 등 장기투자보다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단기 고수익 자산으로 쏠림이 심화된다.
생산적 금융이란 금융자금이 실물경제 성장, 혁신기업 투자, 미래산업 육성 등 경제의 생산 기반 확충으로 연결되는 금융 활동을 뜻한다.
하지만 현재 구조에서는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이 아니라, 단기 수익성 위주의 자산 운용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유인이 작동하고 있다.
레버리지 규제가 의도와 달리 '비생산적 금융'을 초래하고 있다.
현행 레버리지 배율 규제는 2011년 카드사의 과도한 외형 확장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도입 당시 한도는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10배였으나, 카드론·현금서비스 급팽창에 대한 우려 속에서 6배로 크게 강화되었다가 2020년에 이르러서야 8배로 완화됐다.
지금은 기본 한도 8배, 직전연도 배당 성향이 30%를 초과할 경우 7배를 적용하는 구조이다.
문제는 해당 규제가 조달 비용 증가와 자본 운용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금 기반이 없는 카드사는 여전채 발행에 4~5% 수준의 금리를 부담하고 있다.
레버리지 한도가 8배로 묶여 있는 상황에서 자산을 확대하려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자본조달 확충 수단의 제약은 조달 비용을 가중시키고, 장기투자에 기반한 생산적 금융으로의 확장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필자가 발표한 연구 결과로서, 레버리지 규제 완화는 조달 비용 절감에 기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2016년 1분기부터 2025년 3분기까지의 분석기간 동안 7개 전업 카드사의 자료를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레버리지 배율이 1배 증가할 때 카드채 조달 비용이 약 0.26%포인트(p)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동시에 레버리지 규제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조달비용 증가 속도가 빠르게 이루어진다는 것도 확인된다.
더욱이, 레버리지 규제 한도에 직면할수록 카드사의 위험프리미엄이 증가함으로써, 조달비용 증가를 가져옴도 확인됐다.
그렇다면 어떤 방향의 제도 개선이 바람직할까. 현행 8배 레버리지 규제 한도의 단계적 상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레버리지 배율 증가에 따른 카드사의 조달비용 변화를 전제로 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토대로 레버리지 배율의 상향조정이 바람직하다.
필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레버리지 배율의 잔여한도 1배 확대만으로도 조달비용이 0.23%p 낮아질 수 있으므로, 2배 수준의 여유를 추가로 부여하면 연간 여전채 이자비용 절감 규모는 상당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
이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소비자 혜택 확대, 중소기업·혁신기업 대출 등 생산적 금융에 재투자될 수 있는 재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카드사의 생산적 금융 투자를 적극 유도할 수 있도록 생산적 금융실적에 따른 KPI(핵심성과지표)를 설정하고, 실적 수준에 따라 카드사에 규제 완화 및 신사업 인허가 부여 등 인센티브 제공도 검토할 만하다.
결론적으로 정책당국은 이제 레버리지 규제를 카드론·현금서비스 확장 억제 수단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생산적 금융을 뒷받침하는 규제 완화의 방안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8배의 벽을 넘을 수 있다면 카드업은 혁신기업·미래산업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