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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당한 '만삭 임산부'…7시간 동안 300km 이동하더니 결국
위키트리
사고는 산모가 출근하던 중 도로에 떨어진 구조물과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차량이 폐차 판정을 받을 정도의 강한 충격이었다.
산모는 인근 의료기관에서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출산을 코앞에 둔 상태에서 외상 수술까지 함께 감당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태반 조기 박리, 조기진통 등 합병증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마취와 약물 사용까지 제한돼 고위험 복합 케이스로 분류됐다.
중앙대광명병원은 산모 이송 소식을 접한 즉시 응급의학과·산부인과·정형외과·신생아과·마취통증의학과가 참여하는 다학제 협진 체계를 가동했다. 산모가 도착하기 전부터 각 진료과가 역할을 나눠 수술 준비에 돌입했으며, 밤늦은 시각까지 의료진이 대기 상태를 유지했다.
산모가 경산부임에도 골절 부위 상태를 고려해 자연분만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됐다. 의료진은 제왕절개 직후 곧바로 골절 수술을 잇는 통합 치료 계획을 세웠다.
당일 오후 10시 제왕절개를 통해 아이를 먼저 출산했고, 오후 11시부터 정형외과 수술이 진행됐다. 산모는 자정 무렵 수술을 마치고 0시 30분경 병동으로 옮겨졌다.
중앙대광명병원 산부인과 김유민 교수는 "임신 후기 산모의 외상은 산모와 태아 모두를 고려해야 하는 매우 신중한 상황"이라며 "각 진료과가 긴밀하게 협력해 치료 시점과 순서를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용훈 병원장은 "환자의 상태와 시급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의료기관의 기본 역할"이라며 "앞으로도 중증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적시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보호자는 "사고 이후 동시에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는 데 시간이 소요되면서 약 7시간 정도 대기하게 됐고, 300여㎞를 이동해 치료를 받았다"며 "산모와 아이가 모두 무사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지역 내 고위험 분만과 외상 치료를 동시에 감당할 수 있는 병원이 부족하다는 현실이 이번 사례에서도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 전국 분만 가능 의료기관은 2013년 706곳에서 2024년 425곳으로 11년 새 39.8% 줄었다. 2024년 기준 전국 250개 시·군·구 중 분만기관이 단 한 곳도 없는 지역은 77곳(30.8%), 한 곳만 남은 지역은 60곳(24.0%)으로 절반 이상이 분만 '위기지역'에 해당한다.
이번 사례처럼 외상과 분만이 동시에 필요한 고위험 상황이 닥쳤을 때, 구조적 한계가 재차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