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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조 집행부 수당 신설 논란, 4000명 탈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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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 집행부가 회사 급여를 받으면서 조합비에서도 별도 수당을 챙길 수 있도록 규약을 바꾼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조합원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3월 총회에서 위원장이 조합비의 최대 10% 범위 안에서 집행부 직책수당을 편성할 수 있도록 규약(제48조)을 새로 만들었다. 집행 인원이 8명 이하일 때는 조합비의 5%까지 수당으로 쓸 수 있다. 조합원 약 7만 명이 월 1만 원씩 내 한 달 조합비 총액이 약 7억 원에 달하는 만큼, 현재 집행부 규모(5~6명) 기준으로는 최대 월 3500만 원이 수당으로 돌아갈 수 있다. 1인당으로 환산하면 월 580만~700만 원 수준이다.
문제는 최승호 위원장을 포함한 주요 집행부가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적용을 받아 노조 전임 활동을 하는 동안에도 회사로부터 급여를 그대로 받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직책수당까지 더해지면 최 위원장의 경우 월 수령액이 1000만 원을 웃돌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집행부가 실제로 직책수당을 수령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규약 개정 절차도 도마에 올랐다. 당시 총회에서 쟁의행위 찬반투표와 수당 신설 규약 개정안 투표가 함께 진행됐는데, 수당 관련 내용이 설명 자료 맨 뒤에 배치돼 많은 조합원이 해당 내용을 인지하지 못한 채 투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파업 찬반이라는 민감한 사안에 수당 규정을 편승시켜 통과시킨 것 아니냐는 불만이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 나온다.
견제 장치 부재 문제도 함께 불거지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설립 3년이 다 되도록 대의원 선거를 한 번도 치르지 않았다. 그 결과 조합비 운용을 포함한 주요 의결이 5인 운영위원회에 집중됐고, 이론상 2명의 찬성만으로 월 7억 원 규모의 조합비 집행 안건을 처리할 수 있는 구조다. 규약상 위원장 재량으로 수당을 조합비의 10%까지 늘릴 수 있기에 집행부 전체 배분액이 월 7000만 원까지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부터 규약 제정 이전에 이미 수당을 받아왔다는 의혹도 제기됐고, 회계 공시가 한 달 이상 늦어지면서 불신은 더 깊어지고 있다. 블라인드에는 조합비로 렌트한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도 올라왔다.
이러한 내부 불만에 DS·DX 부문 간 온도 차까지 겹치면서 노조 탈퇴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은 53조 원이다. 노조 요구대로 성과급이 지급될 경우 DS부문 직원 1인당 최대 6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DX부문은 올해 적자가 예상될 만큼 실적이 나빠 성과급 논의 자체가 사실상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자신들과 무관한 성과급 투쟁을 위해 조합비를 낼 이유가 없다는 인식이 DX 조합원들 사이에 퍼지면서, 최근 한 달간 약 4000명이 탈퇴를 신청했다. 쟁의 돌입 시 조합비가 월 1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오른다는 점도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일부 DX부문 조합원은 현 집행부의 대표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임금협상 체결과 파업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 절차에 들어갔다. 탈퇴가 계속돼 전체 임직원의 절반 수준인 약 6만4000명 선이 무너지면 초기업노조는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를 잃게 된다. 18일 오전 기준 조합원 수는 7만162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