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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 흥행 위기, 공무원 동원 비판 소식입니다.
아주경제
14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대구시와 조직위원회의 참가 목표는 90개국 1만 1000명이다. 6월 23일 마감을 앞둔 5월 현재 등록 인원은 약 3000명으로 전해졌다. 달성률 27.3%에 그친다. 목표를 채우려면 남은 기간 하루 평균 190명 이상이 새로 신청해야 한다. 신청 개시 이후 수개월간 쌓인 누적 속도와는 전혀 다른 수치다.
총예산 80억원 중 보조금 70억원 달해
대회가 흥행에 실패할 경우, 재정적 부담은 결국 시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것이 공무원 동원 카드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지난달 29일 간부회의에서 "공직자들도 공가(公暇·유급 특별휴가)를 활용해 참여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달라"고 말했다. 공가는 유급휴가인 만큼 그 비용 역시 세금이다. 시민 혈세로 여는 대회에 공무원 인건비까지 얹히는 이중 낭비 구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상급자의 공개 발언이 사실상 하급자에게 참여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 권한대행이 "새로운 시장 임기 전에 모든 준비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언급한 점을 두고, 대회 성공 기준이 시민과 참가자가 아니라 정치 일정에 맞춰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행보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조직위는 이달 1일 대구 한 공무원노조와 업무협약을 맺고, 대구·전국 공무원들을 주요 참가층으로 삼아 선수 모집과 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라 공무원은 공가를 사용해 별도 연가 없이도 대회에 참가할 수 있어, 부서·기관 단위 단체 참여가 추진되는 상황이다.
'고비용 저효율 동네잔치' 혹평 되풀이 우려
조직위는 참가 부진의 원인으로 중동전쟁과 항공료 급등을 들고 있다. 해외 참가자의 원정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전 인지와 대비 여부를 묻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진기훈
조직위 사무총장은 지난 3월 대구시 준비상황 보고회에서 "1만 명 이상 참가하는 안을 마련했다"고 보고했다. 국제 정세 악화가 이미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실현 가능한 대안 없이 낙관적 목표를 유지한 셈이다. 위기를 알고도 선제적 대응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본지가 해당 보고회 자료 공개를 요청하자 조직위는 난색을 표하며 사실상 공개를 거부했다. 세금을 대부분 재원으로 삼는 대회의 핵심 추진 자료를 시민이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은 행정 신뢰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2023년 전북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즈대회가 200억 원을 투입하고도 '고비용 저효율 동네잔치'라는 혹평을 들은 전례를 감안하면, 구조적 실패가 반복될 조짐도 엿보인다.
애초 이 대회는 생산유발 1460억 원, 부가가치 579억 원, 국제적 육상도시 위상 제고와 시민 자긍심 고취, 관광·쇼핑·숙박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웠다. 이런 목표를 감안하면, 참가자 부족을 공무원 동원으로 보완하려는 방식이 과연 대회 취지와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시정에 늘 관심을 두고 있는 나조차 이 대회가 어떤 대회인지 잘 모를 정도"라며, 대구시의 극심한 홍보 부족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는 "대구시는 대회 정보를 시민에게 충분히 알리지 못한 채 막판에 공무원 동원과 공가에 기대 시민 세금을 이중으로 쓰고 있다"며 "정보공개에 인색한 폐쇄적 행정과 권한대행 체제의 책임 회피로 시민 협력과 책임 있는 준비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시민에게 상황을 솔직히 설명하고, 참여와 협력을 정정당당하게 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