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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본 창끝전투 민군 협력 드론 대드론 전투수행 교육
BEMIL 군사세계- 육본 정작부와 (사)창끝전투, 국내 첫 민·군 협력 드론 및 대드론 전투수행방법 실무 교육 주도
‘조종사’만 키워온 한국군의 딜레마
그동안 한국군의 드론 교육은 ‘기체 조작과 기본 비행’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드론을 단순한 도구로 보는 관점이 만든 결과다.
그러나 실제 전장에서는 드론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임무 장비와 모듈을 전술 상황에 맞춰 교체하고, 중대급 작전에서 드론·대드론을 어떻게 계획하고 융합·운용할 것인지 — 이런 ‘전술적 사고’가 생존과 승패를 가른다.
문제는 이 사고를 가르칠 곳이 마땅치 않았다는 점이다. 군 자체의 교육 체계는 기술 조종에 치우쳐 있었고, 민간 자격증 과정은 ‘비행’만 가르쳤다. 우크라이나처럼 민·군이 손을 잡고 ‘전투에 녹아드는 드론 운용법’을 가르치는 모델이 절실했다.
국내 첫 민·군 협력 실무 교육, 마침내 열리다
2026년 4월 27일부터 30일까지 4일간, ‘드론-대드론 전투수행방법 실무 교육’이 개최되었다.
이번 교육은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이하 ‘육본 정작부’)와 사단법인 창끝전투(학회장: 조상근, 이하 ‘(사)창끝전투’)가 공동 기획한 국내 최초의 민·군 협력 실무 교육이다.
강사진은 모두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사)창끝전투의 조상근 학회장과 학회 책임연구위원인 최무룡·김인찬·신의철, 그리고 대한드론스포츠협동조합 권용상 이사장이 4일간의 교육을 이끌었다. 이들은 모두 드론 전술과 FPV 운용 분야에서 국내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들이다.
교육을 기획한 조상근 학회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크라이나 드로나리움 아카데미처럼 민·군이 협력해 진짜 드론 파일럿을 양성하는 모델이 우리에게도 필요했다. 이번 교육이 그 첫걸음이다.”

장교·(준)부사관·군무원 40명, 한 테이블에 앉다
교육 대상자는 약 40명. 단순히 숫자로만 보면 작은 규모지만, 면면을 보면 이번 교육의 의미가 또렷해진다.
육군 드론 실증부대에서 실제로 드론을 운용하는 야전 요원과, 각 병과학교에서 드론 교육을 담당하는 전술담임교관이 함께 모였다. 장교·(준)부사관·군무원이라는 서로 다른 신분, 보병·기갑·포병·방공·정보라는 서로 다른 병과의 전문가들이 처음으로 한 테이블에 앉은 것이다.
덕분에 현장 실무 경험과 전술 교관의 이론적 관점이 자연스럽게 융합되었다. 기동·화력·정보·지휘통제·방호·지속이라는 6대 전투수행 기능별 고려사항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작전 계획이, 이 다양한 배경 위에서 비로소 완성될 수 있었다.

이번 교육은 단순한 이론 강의가 아니었다. 전술적 계획 수립 절차를 단계적으로 따라가면서, 마지막에는 실제 작전계획서까지 작성하게 만드는 실습 중심 프로그램이었다.
1일차 — 팀 빌딩과 전차중대급 드론·대드론 전술 교육
교육생들이 처음 만나 팀을 이루고, 서로의 배경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어 (사)창끝전투 최무룡 책임연구위원의 전차중대급에서 드론과 대드론 전투수행방법에 대한 강의가 진행됐다.
2일차 — 보병중대급 전술과 FPV 드론 실전 시연
(사)창끝전투 김인찬 책임연구위원의 보병중대급 드론·대드론 전투수행방법 강의에 이어,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권용상 이사장의 FPV 드론 파일럿팅 시연이었다.
이론 강의 후 실제 FPV 조종기를 직접 만져본 교육생들은, 권 이사장이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로 표적을 향해 돌진하는 드론을 눈앞에서 목격하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 교육생이 던진 한마디가 자리를 가득 채웠다.
“저렇게 빠른 드론을 어떻게 피할 수 있겠느냐?”
FPV 드론의 압도적인 위협을 피부로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이 한 번의 시연이, 이후 작전계획 수립 실습에서 ‘대드론전투’의 비중을 결정적으로 끌어올렸다.

교육생들은 입소 전에 이미 대대 공격 명령을 받아 사전 임무분석을 끝낸 상태였다. 이날부터 본격적인 실습이 시작됐다.
팀별로 먼저 유인 전투원만으로 국면별 공격 시나리오를 작성한 뒤, 그 위에 정찰드론·타격드론·대드론·무인로봇 같은 무인 자산을 차근차근 얹어갔다. 단순히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만 전술과 생존성 강화 같은 드론 운용의 특성을 적극 반영한 ‘유·무인 복합 시나리오’로 재설계하는 작업이었다.
최종 단계에서는 작전투명도(전술 도식)에 드론·대드론 단대호를 새로 추가하고, 작전명령서에는 무인 전력별 구체적 과업을 명시했다. 드론을 단순 보조 수단이 아니라 작전의 핵심 구성요소로 통합한 것이다.

마지막 날에는 팀별로 자신들이 작성한 작전계획을 발표하고, 다른 팀의 계획을 검토·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같은 임무에서 출발한 6개 팀이 6개의 다른 답을 들고 나왔다. 한 교육생은 소감을 이렇게 남겼다.
“이전에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실습이었다. 드론 기술뿐 아니라 드론을 전투에 어떻게 녹여 넣을지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 강의 노트 ① — 전차중대 드론 및 대드론 전투수행방법
최무룡 (사)창끝전투 책임연구위원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이 무서운 게 아니다. 드론을 혁신적으로 운용하는 창의적 ‘전술’이 부럽고 무서운 것이다.”
전차중대 강의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전술’이었다. 최무룡 책임연구위원이 강조한 메시지를 다섯 줄로 압축하면 이렇다.
▪ 전쟁은 드론으로 바뀌었지만, 승패는 여전히 사람이 결정한다.
무기가 바뀌어도 승패를 가르는 건 그것을 다루는 인간의 사고다.
▪ 육군의 작전 영역이 2차원 평면에서 3차원 입체 공간으로 확대되었다.
새로운 공중 공간을 활용하는 동시에, 그 공간에서 오는 위협에도 대비해야 한다.

전쟁사가 입증한다. 신무기가 아니라 신전술이 승부를 갈랐다.
▪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직접 기술과 무기를 개발할 수 없어도, 존재를 알고 그 특성을 이해하면 군인은 어떤 환경에서든 운용 전술을 개발할 수 있다.
▪ 우리 획득체계상 드론의 대규모 전력화는 5~10년이 걸릴 수 있다.
그 시간을 기다리지 말고, 간부들은 지금부터 운용 전술을 부단히 연구하고 개발해 놓아야 한다.
현장에서 나온 질문들
Q. 현재 우리 군의 상황에서 전차와 자주포 부대의 대드론 방호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Q.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 드론과 전차의 제병협동전투 사례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협동 전투를 하는가?
Q. 중·소대급에는 자폭 드론이 많이 편성되지 않을 텐데, 소수의 자폭 드론으로 전차부대와 어떤 방식의 전투가 가능한가?
📌 강의 노트 ② — 보병중대 드론 및 대드론 전투수행방법
김인찬 (사)창끝전투 책임연구위원
“이제 지상전투원은 4대 전투기술에 ‘대드론 전투’를 추가해야 한다.”
보병중대 강의는 더 도발적이었다. 김인찬 책임연구위원은 우리 군이 당장 답해야 할 다섯 가지 쟁점을 던졌다.
▪ 드론은 누가 운용해야 하나?
일반 전투원이 운용하는 방식과 드론 전문부대가 전담하는 방식 모두 장단점이 있다. 다만 전문화 측면에서는 드론 전문부대가 더 적합하다.
▪ 지상전투원의 임무가 바뀌었다.
기존 4대 전투기술(사격과 기동, 은폐와 엄폐, 관측과 보고, 전투대형 유지·전환)에 ‘대드론 전투’가 추가되어야 한다. 감시 영역도 ‘지상’에서 ‘지상 + 초저고도 공중’으로 확장됐다. 현재의 전투휴대장비는 지상 전투만을 전제로 설계된 것이므로 군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 드론은 출고되는 순간 이미 구식이다.
진화 속도를 고려하면, 부대별로 ‘드론 공작소’ 또는 ‘드론 공방’을 개소해 사용자가 직접 정비·개조할 수 있어야 한다. 야전에서의 개조 능력이 곧 전투력이다.
▪ 사단급 드론 비축량은 세 가지로 계산해야 한다.
① 포병의 CSR(전투지속소요량) ② 국내 드론업체의 전시 생산능력 ③ 적 전술부대의 대공방어능력. 이 셋을 종합해야 실질적 비축량이 나온다.
▪ 드론팀에는 반드시 경계병이 편제되어야 한다.
팀장·정찰드론병·공격드론병은 화면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기 때문에, 주변에서 접근하는 적 우회대·습격대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 경계병 없이는 드론 전문인력의 생존성을 보장할 수 없다.

Q. 대드론 전투 훈련에서 마일즈(MILES) 장비의 효과는 어떠한가?
Q. 피아가 혼재된 상황에서 드론의 피아식별이 어려울 텐데, 우군 피해 방지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Q. 지금 우리 군은 좋은 드론 장비를 들여오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이 두 강의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었다. 교육생들이 부대로 복귀해서 던질 질문, 풀어야 할 과제를 함께 짜는 시간이었다. 강의실에서 나온 문제의식이 그대로 야전의 화두가 되도록 설계된 것이다.
올해 안에 드론 파일럿 100명 — 무엇을 노리나
이번 교육은 군 최초의 민·군 협력 실무 교육 모델로 평가받는다. 육본 정작부와 (사)창끝전투의 공동 기획에 KAIST 국가미래전략기술 정책연구소, 대한드론스포츠협동조합 등 민간 전문기관이 적극 참여하면서 이론·기술·작전계획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교육이 가능했다.
(사)창끝전투 조상근 학회장(KAIST 연구부교수, 현 육본 정작부 CTO)은 교육 마지막 날 다음과 같은 포부를 밝혔다.
“6월 2차 실무 교육을 시작으로 후속 프로그램을 이어가, 올해 안에 드론 파일럿 100명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단순한 조종 기술이 아니라, 중대급 전투에서 드론과 대드론을 전술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진정한 파일럿을 키워 우리 군의 유·무인 복합전투 능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겠다.”
후속 조치로는 ▲교육 성과 분석 ▲6월 2차 실무 교육 ▲7월 ‘2026 창끝전투 연례 학술대회(SAM 2026)’에서의 성과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사)창끝전투와 대한드론스포츠협동조합은 교육생 전원에게 『FPV 미니 드론』 책자를 무상 제공했고, 지속적인 후속 지원도 약속했다.
드론 전쟁 시대, 진짜 파일럿이 승리한다
드론 ‘조종사’는 기체를 다룰 줄 아는 기술자다. 그러나 드론 ‘파일럿’은 다르다.
공군 전투기 파일럿이 그러하듯, 임무를 받으면 전장 상황을 종합 판단하고, 작전계획 수립 시 지휘관에게 참모 조언을 하며, 실시간으로 전투를 주도하는 — 그 자체가 하나의 전투 전문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입증한 진실은 단순하다. 드론 파일럿의 역량이 부대의 생존과 전투력을 결정한다는 것. 이번 교육은 우리 군이 ‘드론 조종사의 시대’에서 ‘드론 파일럿의 시대’로 한 걸음 크게 내딛은 출발점이었다.
드론 전쟁 시대, 진짜 파일럿이 승리한다. 그리고 그 파일럿을 길러내는 일에 (사)창끝전투가 가장 앞에서 움직이고 있다. 더 많은 야전 지휘관과 드론 운용자들이 이 변화의 흐름에 합류할 때, 한국군의 드론 전술은 비로소 한 단계 위로 올라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