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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감형이유 논란 ‘계엄해제, 연령?’ “모순된 판결, 헌정 파괴자에 관대”
미디어오늘
서울고법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 부장판사)는 7일 한 전 총리 내란중요임무종사 항소심 판결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 재판장은 한 전 총리가 윤석열의 내란행위에서 비상계엄의 절차적 정당성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헌법상 필수 사전 절차인 국무회의 심의를 거친 듯한 외관을 갖추게 하고, 후속조치의 하나인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지시의 이행방안 등을 관계 부처 장관과 논의하여 이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내란행위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하였다고 봤고, 비상계엄의 절차적 하자 은폐를 위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폐기, 위증한 행위를 중대 범죄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 재판장은 한 전 총리의 유리한 정상으로 “비상계엄이 있기 전까지 50여 년간 공직자로 봉직하면서 다수의 훈장과 포장을 수여받는 등 국가에 헌신해 온 공로가 있다”라고 평가했고,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되자 대통령을 대신하여 비상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를 소집·주재하여, 그에 따라 비상계엄이 약 6시간 만에 해제되었다”라고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피고인의 연령과 가족관계, 환경, 범행 동기 등 여러 양형 요건을 참작해 징역 15년에 처한다고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주요 유죄 판단을 타당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일부는 무죄로 봤다. 이 재판장은 내란중요임무종사의 행위로 기소한 ‘국무위원 부서 외관을 형성하려고 하였다는 점’, ‘대통령 참석 예정 행사에 대신 참석하라는 점’, ‘비상계엄 선포 후 국회 상황 확인 및 국회 통고 절차 확인 등 절차적 요건을 구비하려고 시도하였다는 점’, ‘비상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 심의를 지연시켰다는 점’을 두고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부서’는 아니지만, 참석 취지의 ‘서명’을 받으려고 종용했다는 점은 유죄로 인정했다.
특히 재판부는 ‘부작위’(해야 할 것을 하지 않은) 범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 재판장은 “국무회의 심의 외관 형성과 관련한 부작위범 부분은, 작위와 별개로 부진정 부작위범이 성립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심을 파기하고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다”라며 “주요 기관 봉쇄 계획 및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이행방안 논의 등과 관련한 부작위범 부분은, 원심이 특별검사가 기소한 대상이 아닌 부분에 관하여 판단한 것이어서 불고불리(기소하지 않은 부분은 판결하지 않는다는 의미) 법리에 따라 원심을 파기한다”라고 밝혔다.
위증과 관련해 재판부는 윤석열 탄핵심판 증인신문에서 ‘피고인(한덕수)이 비상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서 계엄과 관련된 문건을 보거나 받은 기억이 없다’고 증언한 것은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로 인정했다. 그러나 ‘김용현이 이상민에게 문건을 건네주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한 전 총리 증언 부분을 두고 재판부는 “언어의 통상적인 의미와 용법, 증언의 전후 문맥, 신문의 취지, 증언 경위 등에 비춰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이라 단정하기 부족하다”라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했다.
임명희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계엄해제를 위한 국무회의 소집과 회의를 주도하였기에 계엄이 6시간 만에 해제될 수 있었다는 재판부의 설명”이라며 계엄을 해제시킨 것은 한 전 총리가 아닐 뿐 아니라 한 전 총리의 경우 오히려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무위원 참석을 독려하고, 절차적 문제를 감추려 한 자라고 비판했다. 임 대변인은 “계엄 선포와 해제 과정에 대한 모순된 해석이 한덕수 씨에게만 유리하게 적용되었다”라고 지적했다.
1심 재판부가 검찰의 15년 구형보다 높은 징역 23년을 선고한 이유는 “다시는 반복되어선 안될 비극으로 고령의 나이, 공직자로서 국가에 헌신한 경력이 감형 사유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권영국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도 논평에서 “보다 엄정하게 재판하라고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했는데, 도리어 관대한 판결이 나왔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개탄스럽다”라고 비판했다. 권 후보는 1심 징역 23년 형의 이유가 윤석열과 한덕수의 내란 행위가 ‘위로부터의 내란’이어서였다면서 “권력을 쥔 자들의 내란은 그 위험성의 정도가 더욱 심각하므로 철저히 처벌해 본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을 두고 권 후보는 “사법부는 헌정질서를 파괴하려 한 자들에게 도대체 왜 이토록 관대한가”라며 “사법부 또한 기득권 세력이기 때문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선고 결과다. 오늘 판결로 사법부의 안이한 모습과 개혁의 필요성을 확인하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덕수 2심 감형에 곧 대법원 재판 예정, 대법관 제청 미루기, 법원행정처장 미임명 등 모든 흐름이 수상하다”라며 “그 중심에 있는 조희대를 탄핵해야 한다. 조희대는 내란청산 의지가 없다”라고 조희대 대법원장 책임론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