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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특공 폐지 등 세제 개편, 실거주 중심 과세 체계로 전환
시사위크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폐지를 둘러싼 논쟁이 거세다. 정치권에서는 ‘실거주 1주택자 세금폭탄’이라는 주장과 ‘투기성 보유 특혜 축소’라는 반박이 맞서고, 시장에서는 매물 잠김 우려까지 겹친다. 그러나 이번 사안을 장특공 하나로만 이해하면 흐름을 잘못 읽게 된다. 국회에 동시에 발의된 법안들을 종합하면, 이번 논의는 단일 세제 조정이 아니라 부동산 과세 체계 전반을 손보는 ‘패키지’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 쟁점은 ‘세금’이 아닌 ‘조세 형평’
현행 장특공 제도는 일정 기간 이상 자산을 보유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비율로 공제해주는 방식이다. 보유기간이 길수록 공제율이 높아지고, 양도차익이 클수록 절대적인 감면 규모도 커진다. 특히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보유와 거주 요건을 충족하면 양도차익의 상당 부분이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때문에 장기 실거주자의 세 부담을 줄이는 장치로 기능해왔지만 동시에 고가주택 보유자일수록 더 큰 혜택을 가져간다는 지적도 이어져 왔다.
지난 8일 진보당 윤종오 의원이 대표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장특공 제도의 문제점을 손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해당 법안은 장특공을 폐지하고, 대신 양도세에서 일정 금액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양도차익이 커질수록 공제 혜택이 함께 늘어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감면 규모에 상한을 두겠다는 취지다. 장기간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큰 폭의 세금 감면이 이뤄지던 흐름을 조정하고 고가 자산일수록 혜택이 커지는 현상을 줄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장특공 관련 개정안은 최근 이어진 문제 제기와도 맞물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들어 실거주와 투자 목적 보유를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히며, 장특공이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장기보유만으로 세 부담을 낮추는 제도라는 점을 짚었다. 동시에 근로소득과 부동산 소득 간 과세 차이를 언급하며 논의를 단순 세율 문제가 아닌 조세 형평의 문제로 꼬집었다.
다만 이번 논의를 장특공 폐지 여부로만 좁혀 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시기 국회에는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과 ‘토지초과이득세법’ 개정안도 함께 발의됐기 때문이다. 각각의 법안은 별도로 보이지만, 적용되는 단계가 다를 뿐 방향은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하거나 폐지해 과세 기준을 현실에 가깝게 맞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에 일정 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을 낮춰주는 장치로 실제 시장 가격보다 세금을 매기는 기준을 한 단계 더 낮추는 역할을 해왔다. 예를 들어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는 데다 여기에 다시 일정 비율을 적용하면 과세 기준은 실제 가치보다 더 낮아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보유세 부담을 완화하는 장치로 작동해온 셈이다.

여기에 토지초과이득세법 제정안까지 더해지면 흐름은 보다 분명해진다. 토지 가격 상승으로 발생한 이익 가운데 일정 부분을 과세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으로 정상적인 시장 상승분을 넘어선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는 과거에도 도입된 적이 있지만 거래 시점이 아닌 보유 과정에서 발생한 가격 상승분까지 과세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양도소득세와는 성격이 다르다.
예를 들어 개발이나 정책 변화 등 외부 요인으로 토지 가격이 크게 오를 경우 그 상승분 가운데 일정 수준을 초과한 이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개인의 노력보다는 환경 변화로 발생한 이익을 일정 부분 환수하겠다는 취지다. 결과적으로 거래 시점의 세금뿐 아니라 가격 상승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까지 과세 범위에 포함시키겠다는 점에서 기존과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이렇게 세 법안을 함께 놓고 보면 공통된 방향이 나타난다. 보유 단계에서는 세 부담을 높이고, 양도 단계에서는 감면 폭을 줄이며, 가격 상승으로 얻은 이익은 별도로 과세하는 방식이다. 부동산을 오래 들고 있을수록 유리했던 기존 흐름을 바꿔 △보유 △처분 △이익 전 과정에서 부담을 나누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의미다.
이런 변화의 움직임은 단순한 세제 조정을 넘어선다. 그동안 부동산은 대표적인 자산 증식 수단으로 자리 잡아 왔고, 세제 역시 일정 부분 이를 뒷받침해왔다. 그러나 이번 논의는 장기 보유 자체를 보호하기보다 실거주 중심으로 혜택을 재편하고 투자 목적 보유에 대한 부담을 높이겠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X(옛 트위터)에서 언급한 것처럼 논의의 핵심은 조세 형평에 있다. 장기간 보유한 부동산에서 발생한 이익에 대해서는 큰 폭의 세금 감면이 적용되는 반면, 근로소득은 일정 수준을 넘으면 높은 세율이 그대로 유지되는 현실이다. 자산에서 발생한 이익과 노동으로 얻은 소득 사이의 과세 기준이 과연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다.
장기 보유 혜택을 줄이는 대신 오랜 기간 일해 온 근로자의 세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더 타당한 방향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이번 논의는 세제 하나의 손질이 아니라 어떤 소득에 더 무게를 둘 것인가에 대한 선택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