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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민 감독 폭행 가해자,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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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기조직기증원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고(故) 김창민 영화감독을 사망에 이르게 한 가해자 중 한 명이 범행 당시 동종 전과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MBC 9일 보도에 따르면 김 감독을 폭행한 일행 중 A씨는 사건 당시 동종 전과로 집행유예 기간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2023년 인천의 한 식당에서 취중 폭행을 저지르고 소주병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가격한 혐의로 기소돼 2024년 7월 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은 상태였다.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서에 A씨가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이라는 점을 명시했으나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통상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은 실형 가능성이 높아 도주 우려가 큰 것으로 판단되는 점에 비춰 이례적인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사건은 지난해 10월 20일 새벽 경기 구리시 수택동의 한 음식점에서 발생했다. 김 감독은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이 돈가스를 먹고 싶다고 해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을 찾았다가 다른 테이블에 있던 20대 남성 일행과 소음 문제로 시비가 붙었다. 이 과정에서 일행 중 한 명이 김 감독의 목을 졸랐고, 가해자 A씨는 쓰러진 김 감독의 얼굴에 주먹을 휘두른 뒤 B씨와 함께 골목으로 끌고 가 추가 폭행을 가했다. JTBC가 입수한 당시 CCTV 영상에는 20대 남성 무리가 김 감독을 식당 구석으로 몰아넣고 에워싼 채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하는 장면이 담겼다.

약 1시간 뒤 병원으로 이송된 김 감독은 결국 사고 보름여 만인 11월 7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고인은 장기기증을 통해 4명에게 새 생명을 나눠주고 세상을 떠났다. 당초 단순 뇌출혈 사망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폭행으로 인한 뇌출혈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이 들끓었다.

수사 과정에서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경기 구리경찰서는 사건 초기 CCTV와 식당 종업원 진술 등을 확보하고도 김 감독과 가해자들이 쌍방으로 다툰 것으로 판단했다며 현장에서 가해자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않고 인적사항만 확인한 뒤 돌려보냈다. 경찰은 심지어 김 감독을 특수협박 혐의의 조사 대상에 올리기도 했다. CCTV에는 최소 6명의 가해자가 등장했지만 초기에는 1명만 특정됐다. 이후 유가족이 직접 추가 증거를 확보해 검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하자 그제서야 경찰은 재수사팀을 꾸리고 나머지 한 명을 추가로 특정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 과정에서 혐의도 상해치사에서 폭행치사로 변경됐다. 경기도북부경찰청은 구리경찰서에 대해 감찰에 착수했다.

가해자들의 사건 이후 행보도 공분을 키웠다. 가해자 중 한 명은 사건 이후 지인과 함께 힙합곡을 발매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해당 곡에 "순수했던 나는 없어졌어 벌써", "양아치가 돼" 등의 가사가 담겨 반성 없는 태도라는 지탄을 받았다.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또 다른 가해자는 "한 대 치니 쓰러지더라. 주먹이 녹슬지 않았다"며 범행을 자랑하고 다녔다. 가해자 중 한 명인 이 모씨는 뒤늦게 언론을 통해 유족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사건이 국민적 공분으로 번지자 법무부가 직접 나섰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7일 "고인과 유가족의 억울함이 한 점도 남지 않도록 하겠다"며 "검찰이 전담팀을 구성해 신속히 보완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은 검사 3명과 수사관 5명으로 구성된 전담수사팀을 편성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도 공식 성명을 통해 "고인은 발달장애인 자녀를 키우면서도 영화감독으로서 꿈을 놓지 않았던 젊은 아버지였다"며 "자녀가 아버지가 폭행당하는 참혹한 장면을 고스란히 지켜봐야 했다"고 애도했다.

김 감독은 생전 '그 누구의 딸', '구의역 3번 출구' 등을 연출했으며 '마녀', '마약왕', '소방관' 등의 작화팀에서도 활동한 영화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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