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읽음
“미국 반대편에 베팅하지 말라”…바이든이 박근혜에게 했던 경고?
최보식의언론
0
[최보식의언론=박선영 객원논설위원(전 진화위 위원장)]
'미국 반대편에 베팅하지 마라(Never bet against the United States.)'

우리가 바보라느니, 치매라느니 하며 조롱하던 조 바이든 전(前) 대통령이 부통령이던 시절, 2013년에 박근혜 전(前) 대통령한테 한 소리다.

외교적 언사라고 보기엔 놀라울 정도로 직설적이고도 무례하기까지 한 워딩이었다.

그때 논란도 컸다. 그런데

요즘 바이든의 이 말이 자꾸 떠오른다.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 트럼프는 '에너지 발전소 파괴 기간을 미 동부 시각 기준 4월 6일 월요일 오후 8시까지 열흘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5일간의 유예기간이 내일이면 끝나는 시점에서 또 다시 '이란의 요청으로' 열흘이라는 시간을 더 준 것이다.

다급한 자의 조바심일까?

이란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모르겠으나, 4월 6일이면 트럼프가 공언한 종전시점, 4주에서 6주가 만료되는 때다.

아마도 전쟁이 끝나려면 두 달, 8주를 채워야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과정과 결과가 어찌되든 트럼프가 중간선거에서 참패하지 않으려면 전쟁 성과를 일정 부분 확보한 뒤, 명분 있게 전쟁을 끝내야 한다.

아니면 트럼프는 앞날이 불투명해질 것이고, 설상가상, 이란이 100만 군대조직 운운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그러니 일단 이란에 유예기간을 더 주면서 상황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죽음을 순교로 환치시키는 신정국가 이란을 상대로 트럼프는 시간적 압박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그만큼 선택지는 더 좁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전쟁은 곧 끝날 것이다. 문제는 우리다. 전쟁이 끝난 후, 우리는 그 어디에서도 '발언권'을 얻기 힘들게 됐다.

이란은 이미 우리 유조선의 안전한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보장 못 한다고 밝힌 상황에서 유조선 한 대가 지나가려면 2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30억 원을 내놓으란다.

스스로 국제 강도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이란 앞에서 우리는 미국의 보호를 받기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돌아보면 우리가 경제적으로 서너 단계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베트남전 이후다.

미국이 베트남전에서 패하고 철수했지만, 우리는 참전의 댓가로 엄청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해 냈다. 참전군인들의 월급 정도가 아니라, 전후에 쏟아졌던 산업의 혜택들을 돌이켜보라.

왜 우리는 과거로부터의 교훈도 못 챙기는지....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기뢰작업을 설치한 이슬람혁명수비대 IRGC의 해군 사령관 탕시리를 오늘 새벽 족집게로 콕 집어 제거했다고 밝혔다.

핵, 미사일, 테러가 명분이 된 이번 전쟁에서 '킨들버그 함정(Kindleberger Trap,

기존 패권국을 대신한 신흥강국이 국제 공공재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발생하는 위기 상황)

'은 20세기처럼 패권을 잡은 나라들만이 빠지는 함정이 아니다.

지금 중동전쟁으로 인해 나프타 공급 물량이 끊길 거라는 뉴스에 쓰레기봉투 사재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게 대수인가? 줄 잘 못 선 쿠바는 지금 온 나라가 암흑천지인데.

12년 전 바이든이 우리에게 날렸던 “Never bet against the United States”라는 경고가 새삼스럽게 내 귀를 때리는 아침이다.

* Never bet against the United States 라는 말은 워렌 버핏 Warren Buffett의 말이기도 하다.

#중동전쟁 #미국외교 #호르무즈위기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