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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량제 봉투 사재기 확산, 서울시 재고 4개월 치 충분함
위키트리
불안이 커진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있다. 종량제 봉투와 각종 비닐봉지의 원료로 쓰이는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해 생산하는 석유화학 원재료다. 그런데 중동전쟁 여파로 세계 나프타 물량의 약 45%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국내에서도 이른바 ‘비닐 대란’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생활필수품에 가까운 종량제 봉투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퍼지자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도 함께 커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서울시 재고 상황만 놓고 보면 당장 종량제 봉투가 바닥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뉴스1 단독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 25개 자치구는 평균 약 4개월 치 종량제 봉투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
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25개 전 자치구의 종량제 봉투 재고는 약 6900만 장이다. 서울시민 전체의 하루 평균 사용량인 약 50만 장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124일 치 물량이 남아 있는 셈이다.

문제는 실제 공급 부족보다 과도한 불안이 더 큰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도 일부 현장에서 사재기 조짐이 나타나자 지난 19일 각 자치구에 종량제 봉투 재고와 원료 확보 현황을 긴급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정상적으로는 충분한 재고가 있는데도 소비자들이 평소보다 2배, 3배씩 한꺼번에 사들이기 시작하면 오히려 재고 소진 속도가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도 이런 점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재고는 충분하기 때문에 사재기를 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현재 추산으로는 넉 달 분량이 남아있지만, 사재기를 통해 2배로 많이 구매하게 되면 오히려 재고량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제작 단가가 오르더라도 종량제 봉투 가격은 구청 조례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조례를 바꾸지 않는 한 (소비자 가격에) 연동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재고와 원료 확보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자치구와 함께 수급 상황을 관리할 계획이다. 필요할 경우 중앙정부와 협력해 원자재 수급 대응 방안도 추가로 검토할 방침이다. 여기에 유통 단계에서의 사재기, 부당 가격 인상 같은 부정 유통 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도 병행하고, 원료 수급 위기가 현실화할 경우 지자체 간 협력체계를 가동해 신속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현재까지 확인된 상황은 ‘당장 없는 것’보다 ‘괜히 더 사는 것’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는 쪽에 가깝다. 종량제 봉투 품귀 불안은 커지고 있지만, 서울시 기준 재고는 넉넉한 편이고 가격도 조례로 묶여 있어 즉각적인 수급 차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사재기 공포가 진짜 부족 사태를 만드는 역설적 상황만 피하면 된다는 게 서울시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