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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결단, 삼성전자 엔비디아 AI 반도체 공급망 복귀 성공
아주경제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열린 ‘GTC 2026’을 계기로 엔비디아와의 협력 관계를 확대하며 AI 반도체 공급망에서의 위상을 끌어올렸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를 삼성 반도체의 ‘주도권 복귀 신호’로 보고 있다.
반전의 출발점은 HBM이다. 삼성전자는 HBM3E 경쟁에서 주도권을 내주며 기술 격차 우려에 직면했지만, 이후 이재용 회장이 전영현 부회장을 DS부문장으로 전격 투입하면서 대응에 나섰다.
전 부회장은 취임 이후 HBM 개발 체계를 전면 재정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D램 설계·공정·패키징 조직이 분산돼 운영되던 구조였지만, 이를 HBM 중심으로 묶어 개발과 양산을 동시에 끌고 가는 ‘통합 운영 체계’로 재편했다는 것이다. 의사결정 단계를 줄이고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 조치였다.
특히 HBM 경쟁력의 핵심인 코어 다이와 적층 기술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면서 기술 완성도를 빠르게 높였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10나노급 6세대(D1c) D램 기반 코어 다이 개발을 일정 내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HBM4 제품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 성과는 엔비디아 공급망에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GPU ‘베라 루빈(Vera Rubin)’에 적용될 HBM4 공급망에 포함됐으며, 업계에서는 이를 사실상 ‘세계 최초 양산 출하’로 해석하고 있다. 이후 ‘블랙웰 울트라’ 등 후속 GPU에서도 공급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GTC 현장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과의 협력을 직접 언급한 점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공급망 내 역할 변화의 신호로 보고 있다.
파운드리 부문 역시 변화 흐름에 올라탔다. 삼성전자는 수율 문제와 고객 확보 난항으로 실적 부진을 겪으며 사업 분사설까지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이재용 회장은 이를 일축하고 파운드리 사업을 유지·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AI 칩 ‘그록(Groq) 3 LPU’ 생산을 수주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는 TSMC 중심으로 고착된 공급망 구조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전 밸류체인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시장 관심은 이미 다음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4를 넘어 HBM4E, HBM5 등 차세대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세대에서 기술 격차를 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HBM 조직 재편 이후 개발 속도와 완성도가 동시에 올라온 것은 분명하다”며 “이번 GTC를 기점으로 삼성은 다시 엔비디아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올라섰고, 향후 영향력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