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7 읽음
수출 목표 7400억 불, 중동 리스크와 관세 장벽에 위기
아주경제
1
올해 수출 목표를 ‘역대 최고’인 7400억 달러로 설정한 한국 경제가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에너지·원자재 공급망에 충격이 가해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리스크까지 겹치며 수출 전선 전반에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중동發 리스크에 수출 전선 위기…제조업 생산비↑ 2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올해 수출 목표를 7400억 달러로 제시했다. 지난해 7093억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2년 연속 7000억 달러를 넘어서는 동시에 ‘5대 수출 강국’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연초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누적 수출액은 1331억2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1.2%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이 129.6% 급증하며 전체 수출을 견인했고 석유제품과 철강 등도 증가세로 전환됐다. 이달 10일까지 수출 역시 전년 대비 55.6% 늘어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달 말 이란 공습이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에너지와 원자재 공급망 불안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현실화하면 수출은 물론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충격이 불가피하다. 대표적인 취약 지점은 석유제품이다. 지난해 석유제품 수출액은 460억 달러로 전체 품목 가운데 네 번째를 차지했지만 전년 대비 9.4% 감소하며 2022년(633억 달러) 이후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정제마진 개선 등을 바탕으로 반등 조짐이 나타났지만 중동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수급 불안에 직접 노출된 상황이다. 정부가 수입처 다변화와 비축유 방출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정유업 가동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여기에 경유 등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물량 통제까지 겹치면 타격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충격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산업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봉쇄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5~125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되면 전 산업 생산비는 4.2%, 제조업은 5.4% 오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봉쇄 기간이 길어질수록 충격은 커진다. 해협이 1~3개월 봉쇄되면 유가는 120~160달러, 3개월 이상 지속되면 150~18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 이에 따른 제조업 생산비 상승률도 각각 8.6%, 11.8%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 비중 작지만…GCC 연쇄 타격 우려 직접적인 대이란 교역 규모는 제한적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이란 수출은 1억4900만 달러, 수입은 200만 달러 수준에 그쳤다. 미국의 제재 영향으로 교역 규모가 크게 축소된 결과다. 문제는 이란을 둘러싼 중동 전체로 충격이 확산될 가능성이다. 한국의 중동 교역과 경제협력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에 집중돼 있다. 지난해 기준 중동 수출 중 63.0%, 수입 중 77.9%, 해외 건설 수주 중 69.1%가 GCC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들 국가의 정세가 불안정해디면 수출 감소는 물론 산업 전반에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 승용차·석유제품·자동차 부품 등 주력 수출 품목 수요가 위축될 수 있고 재수출 경로를 통해 이란으로 유입되던 통신기기·컴퓨터 등 수출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해외 건설 수주 역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발 통상 리스크도 여전한 변수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가 위법 판단을 받자 기존 관세 체계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 등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현재 10% 관세 부과의 근거가 되는 무역법 122조는 최대 150일까지만 적용 가능한 만큼 이후 추가 조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로 꼽힌다. 이처럼 중동발 에너지 리스크와 미국발 통상 압박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수출 전선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연초의 강한 회복 흐름에도 불구하고 대외 변수에 따라 수출 목표 달성 여부가 좌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