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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글#좋은글*아버지의 "돌나물 물김치"*(수기공모 글)

#감동글 #좋은글
*아버지의 "돌나물 물김치"*
(수기공모 글)
오늘은 가게문을 일찍 닫고 부침개를 붙여먹기 위해
수퍼에 들려, 이것 저것 사서
집 앞에 도착하니, 낡은 우산을 쓰고 쪼그려 앉은 노인을 발견했다.
친정 아버지였다.
솔직히 썩 반갑지 않은 상황이었다.
게다가 아버지와 난 그리
친한 것도 아니었다.
남편과 결혼 승낙을 받을 때도 상처를 안겼던 분.
그 때문인지 남편은 무던히도 처가에 잘하려고
애를 쓰며 살았었다.
남편은 사업에, 처가에,
신경을 많이 썼었다.
그런 남편이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났을 때 서리 서리 울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남편 죽었을때도, 괜시리
아버지 탓인듯 해
원망스러웠던 분이다.
그래서 아예 연락을
끊다시피 했었다.
"미리 연락이라도 하고
오시지 않고.."
괜시리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며 아버지를 집안으로 모셨다.
아버지 손에 들린 보퉁이를 풀어 보니 돌나물과 무를 썰어 넣어 만든 "돌나물 물김치"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데 이걸 어떻게 만드셨을까?"
"이거 아버지가 만드셨어요?"
"어ᆢ! 예전에 네 엄마가 하는걸 보고 흉내 냈는데, 입에 맞을지 모르겠다."
부엌에 거의 안 가셨던 분이
이걸 만들었다는게
믿기지 않았다.
저녁에 아이들과 먹은 돌나물 물김치는 딱 엄마의 솜씨 그대로였다.
"그럼 그렇지,
직접 만들기는 무슨....
구례 아줌마가 해주셨구만"
난 딱 봐도 누가 했는지
알수 있었다.
나는 아버지에게 맛이 있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잘 먹었다는
입에 발린 얘기만 했다.
"그나 저나 언제 가실려나?"
난 아버지가 벌써 부담으로 다가왔다.
모른척 아버지 잠자리를
마련해 주고,
일찍 잠자리에 든 다음날, 화장실에 들러 나오다 현관을 보니 아버지의 신발이 없었다.
조용히 아버지 방문을 열어보니 반듯하게 정돈된 빈 이부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바쁜일이 있어 가야겠다.
너 깰까 싶어 말 않고 간다.
잘 살아라. 그리고 풍족하게
못 키워서 미안하다."
"밥이라도 먹고 가야지.
참 노인네도 정말..."
괜시리 가슴이 먹먹해진다.
일주일 후 모르는 번호로 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보이피싱인가"
싶어서 안 받으려다가 받았다.
"김경자 씨 되세요?"
"예 누구세요?"
"여기 구례 경찰서 입니다. 김병우씨가 부친 되세요?"
순간 심장이 덜컥했다.
"그런데요?"
"오늘 새벽에 돌아가신채 발견되었습니다."
부랴 부랴 내려가 상황을 살폈다. 아버지의 사인은 간경화였다.
올라 오셨을 때 얼굴 빛이
안 좋으신걸ᆢ
내가 감정에 빠져서
소홀히 봤었는데...
가슴이 아려왔다.
장례를 정신없이 치르고
아버지 유품을 정리했다.
거기에 아버지의
일기장이 있었다.
날짜를 보니 엄마가 병이
나셨을 때부터 쓰기
시작하신 일기였다.
"오늘 사위에게 사업자금 5천만원을 주었다.
안 받을려는걸 억지로
쑤셔 넣다시피 주었다.
내 딸 경자에겐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 했는데.
제발 사업이 잘 풀렸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 딸 경자가
늘 웃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충격이였다.
시골에서 5천만원은
정말로 큰 돈인데,
설마 남편에게 이 큰 돈을 주셨을거라곤 상상도 안했다.
난 그런줄도 모르고
아버지를 원망만 했다.
억장이 무너졌다.
한참 주저 앉아있는 나에게 누군가 말을 걸어온다.
구례 아줌마였다.
"괜찮어? 마음을 단단히 잡도록 혀ᆢ 어쩌겠어~"
"에휴~! 경자 준다고
"돌나물 물김치"담가 볼란다고 얼마전까지 여그 밭고랑께에서 돌나물 캐고 계시던디~"
"물김치 담근다고 하던디, 물김치는 잘 담그셨던가?"
나는 그만 그 자리에
주저 앉아 펑펑 울었다.
"돌나물 물김치"
그건 아버지의 작품이었다.
가슴이 아리고, 아려,
숨이 막혀 왔다.
"아버지! 죄송해요,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아버지!"
부모는 자신의 이익 여부는 등한시하고 마음속으로
자식을 본다는 말이 생각났다.
*오늘의 명언*
아버지는 가슴으로
말을 한답니다.
아버지는 가슴으로
눈물을 흘린답니다.
- 아침 마당 -
~좋은글 중에서 옮겨온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