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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도다리의 진실, 문치가자미와 마케팅이 만든 제철의 역설
위키트리하지만 우리가 매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이 미식의 향연 이면에는 표준명조차 뒤섞인 혼란과 맛의 역설, 그리고 대국민 사기극이라 불릴 만큼 정교하게 설계된 마케팅의 진실이 숨어 있다. 봄 대표 제철 생선에 대한 진실을 유튜브 채널 '생선선생 미스터S'에서 파헤쳐본다.

생선의 실제 표준명은 ‘문치가자미’다.
문치가자미는 우리나라 전 해역에 서식하는데, 주산지인 경남 지역에서 예전부터 이를 도다리라는 방언으로 불러왔다. 지역 향토 음식이었던 도다리 쑥국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면서 생선의 이름도 도다리로 굳어졌다.


진짜 도다리는 잡히는 양이 훨씬 적어 산지에서도 보기 드물며, 정작 자신의 본명을 문치가자미에게 빼앗긴 채 억울한 처지에 놓여 있다.
봄 도다리가 제철이라는 인식도 생물학적 관점에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문치가자미의 산란기는 겨울부터 봄까지로, 이 시기에는 영양분이 알로 집중돼 살의 육질과 맛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봄 도다리가 유명해진 이유는 조리법에 있다. 봄철 시장에는 산란을 참여하지 않은 어린 새끼들이 대량으로 유통되는데, 뼈가 연한 이 새끼들을 뼈째 썰어 먹는 ‘새꼬시’ 방식이 구수한 맛을 내기 때문이다. 즉, 생선 자체의 살 맛보다는 뼈의 식감과 고소함이 봄 도다리의 명성을 만든 셈이다.
또 다른 대표 음식인 도다리 쑥국 역시 도다리 자체의 맛보다는 쑥의 향이 주역이다. 도다리는 국물 맛이 특출나게 좋은 생선은 아니지만, 산란기에 많이 잡혀 처치가 곤란했던 문치가자미를 제철 쑥과 결합해 먹던 풍습이 지역 마케팅과 맞물려 전국화됐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맛없는 생선을 과대 포장한 ‘대국민 사기극’이라 비판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조합으로 대중의 선호를 이끌어낸 성공한 마케팅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도심 횟집에서 우리가 접하는 봄 도다리 중 상당수가 문치가자미조차 아니라는 점이다.
문치가자미는 상업적 양식이 되지 않기에, 폭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국산이나
중국산 양식 ‘강도다리’가 대체재로 판매된다.

이러한 과도한 마케팅과 수요는 자원 고갈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문치가자미의 금어기는 12월부터 1월로 설정돼 있지만, 실상 가장 많이 잡히는 산란기인 3~4월에는 어획이 허용된다. 이는 어민들의 소득원을 고려한 절충안으로 보이나 알배기와 새끼들까지 무분별하게 잡아들이는 구조는 결국 어자원 고갈로 이어져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된다. 과거 흔해서 광어로 속여 팔던 문치가자미는 이제 산지에서도 비싼 값을 치러야 하는 귀한 생선이 됐다.
회에 대한 인식이 깊은 일본에서는 문치가자미(마코가레이)를 여름부터 가을까지가 제철인 고급 횟감으로 취급한다. 여름에는 흰살생선이 귀해지는데 이 시기 문치가자미의 살이 단단해지고 감칠맛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봄에 새꼬시와 쑥국으로 즐기지만, 살 자체의 진미를 느끼기 위한 진짜 제철은 여름부터 가을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결국 봄 도다리는 식재료 본연의 맛보다는 문화적 인식과 마케팅이 만들어낸 계절적 현상에 가깝다. 이제는 무분별한 소비보다는 생태적 주기를 고려한 건강한 미식 문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유튜브 채널 '생선선생 미스터S'에서 올라온 해당 영상은 게시된지 3시간 만에 조회수 1만 회를 훌쩍 돌파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영상을 본 일부 누리꾼들은
등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