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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상승 둔화, 강남4구 용산 하락 전환
에너지경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6주 연속 둔화하는 가운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에 이어 강동구까지 하락 전환했다. 반면 전세시장은 역세권과 대단지 중심 수요가 이어지며 오름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14일 한국부동산원의 3월 둘째 주(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8% 상승했다. 지난주 상승률 0.09%보다 0.01%포인트 줄어들며 2월 첫째 주 이후 6주 연속 오름폭이 축소됐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올라 전주와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원은 “일부 단지에서 하락 매물이 출회되며 가격 조정이 이뤄졌지만, 재건축 추진 단지와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에서는 상승 거래가 이어지면서 서울 전체로는 오름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집값 상승세 둔화의 중심에는 강남권 약세가 있다. 강남구는 역삼·일원동 위주로 -0.13%를 기록해 지난주(-0.07%)보다 하락폭이 커졌고, 서초구도 -0.07%로 지난주(-0.01%)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송파구는 신천·잠실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0.17%를 기록해 강남3구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용산구 역시 이태원·이촌동 위주로 -0.03% 하락했다.
특히 강동구는 이번 주 -0.01%를 기록하며 새롭게 하락 전환했다. 강동구 아파트값이 주간 기준 하락한 것은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56주 만이다. 이에 따라 서울 내 하락 지역은 기존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 강동구까지 포함한 5곳으로 늘어났다.
실제 현장에서는 급매 거래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서울 강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수자가 주말에 집을 보러 오기로 했는데, 가격 조정이 어느 정도 가능한지 문의가 계속 들어온다"고 말했다.

일부 단지에서는 가격 조정 폭도 상당하다. 강동구 일대에서는 전용 84㎡(34평형) 아파트가 지난해 거래가보다 수억 원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 심사 기간을 고려하면 3월 말까지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최근 부동산 시장에는 매수 문의도 늘고 있다. 강동구의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기다리던 매수자들이 많아 지금 시장은 완전히 \'전쟁\' 분위기"라며 “매도자와 매수자의 심리가 팽팽하게 맞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강남권에서 시작된 가격 조정이 인접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5월 9일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이 가까워질수록 강남에서 급매물이 더 많이 나오고, 이후 인접 지역에도 급매가 쌓이면서 추가 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일부 단지에서 호가를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 거래가 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매수자가 먼저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절차만 한 달 가까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정책 환경 역시 고가 주택 시장의 조정을 압박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집을 가지고 있으면 이익이 되지 않는 정책을 만들겠다"고 밝히며, 투기성 비거주 1주택과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겨냥한 세제·금융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예고했다.

시장에서는 보유세 인상이나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 추가 규제가 등장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투기적 목적의 주택 보유를 지양하고 실거주 1주택자 중심의 시장을 만들기 위해 세제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세제 합리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용역과 전문가 의견 수렴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주 시장은 서울 전체적으로는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강남권과 동남권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확산되는 반면 중저가 지역과 전세시장은 여전히 강한 흐름을 보이는 \'혼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시장에서는 매수와 매도가 동시에 움직이며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한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2일 위례신도시 아파트를 계약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 작성자는 “송파 위례 아파트를 보고 바로 가계약금을 보냈다"며 “저가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는 분위기라 서둘렀다"고 전했다. 그는 “매도자가 가격을 5000만 원 올리려 했지만, 중개사의 조정으로 3000만 원 인상선에서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 조정 속에서도 매수자와 매도자가 치열하게 가격 협상을 벌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관련해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과거에는 강남 집값이 조정되면 외곽 지역도 연쇄적으로 따라 내려가는 \'공간적 확산\' 패턴이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그런 흐름이 약해졌다"며 “강남 일부 지역은 조정을 받는 반면 외곽 지역은 상대적으로 버티는 등 시장이 지역별로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시장을 움직이는 수요층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최근에는 30~40대 실수요자들이 공급 부족과 유동성 환경 등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며 “주식시장 호황이나 재정 지출 확대 등 거시 환경도 주택 수요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문위원은 “강남과 용산 등 일부 지역은 그동안 상승 폭이 컸고, 전세가격과 비교하면 매매가격이 다소 부풀려진 측면도 있다"며 “강남 불패 같은 시장 신화에 지나치게 기대기보다는 가격 조정 가능성도 함께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