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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아파트 가격 조정, 금리 인상에 시장 냉각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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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아파트 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멈추고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거래가 둔화된 가운데 대출 금리까지 오르면서 매도 물량이 늘고, 일부 단지는 호가를 낮추는 모습이다. 금융 레버리지에 의존했던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12일(현지 시각) 베트남 청년 신문에 따르면, 하노이 미딩 지역의 한 전용 침실 2개 아파트는 설 연휴 이전 88억 동(약 5억 원)에 올라왔다. 그러나 설이 지나고 난 현재는 약 80억 동(약 4억5000만원) 수준까지 호가가 낮아졌다. 해당 주택은 4~5년 전 분양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두 배 가까운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10월 전후의 고점 대비 확연한 하락세다.

가격 조정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하노이 전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하노이 동부 일부 단지에서도 집주인들이 지난해 말보다 낮은 금액에 매물을 내놓고 있다. 이 지역의 27~30㎡ 규모 스튜디오 타입은 2025년 초 ㎡당 6500만~7000만 동(약 370만~390만 원)에서 시작해 같은 해 말 9000만 동(약 510만 원) 육박하는 가격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8000만 동(약 450만 원) 수준에도 매수 문의가 급감한 상태다.

고급 단지에서도 매도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최초 분양가가 ㎡당 1억2000만 동(약 680만 원)에 달했던 일부 프로젝트는 한때 세대당 수억 동의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 최근에는 건설사 책정가와 비슷하거나 소폭 높은 가격에라도 처분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추가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투자자들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 냉각의 결정적 요인으로는 대출 환경의 변화가 꼽힌다. 베트남 중앙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부동산 관련 대출 잔액은 약 4740조 동으로 전년 대비 36.24% 급증했다. 이는 전체 신용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전체 대출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중앙은행은 2026년 초 신용기관에 부동산 대출 증가 속도를 엄격히 관리하라고 요구하며 시장 압박에 나섰다.

금리 인상은 시장에 즉각적인 충격을 줬다. 베트남 부동산 중개인 협회(VARS IRE)는 "저렴한 돈의 시대는 끝났다"며 이번 금리 인상이 금융 레버리지에 의존해온 투자 모델을 걸러내는 자연 선택 메커니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연 5~6% 수준의 우대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차주들이 변동금리로 전환되면서 자금 부담이 급격히 가중된 상황이다.

유동성 둔화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VARS IRE의 연구 결과 부동산 거래 흐름은 전반적으로 약화됐으며, 특히 단기 급등을 겪었던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2025년 고점에 진입한 투자자들이 원금 상환 유예와 우대금리가 종료되는 2027~2028년에 가장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내년 중 법적 절차가 완료된 프로젝트와 신규 도시 개발 사업을 통해 10만 가구 이상의 아파트가 추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어 수급 불균형 해소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다만 토지 및 건설 비용, 자본 비용 등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VARS 대표는 "광범위한 하락보다는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이라며 "법적 구조가 투명하고 실거주 가치가 높은 상품은 유동성을 유지하겠지만, 거품이 낀 상품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 환경의 변화와 공급 확대 전망이 맞물린 가운데, 하노이 아파트 시장은 당분간 실거주 수요 중심의 선별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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