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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연’에 풀리는 GPU 4,000장, 다음 스텝은 ‘성과’
시사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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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엔비디아(NVIDIA)’ 젠슨황 CEO의 선물이 국내 산업·과학계에 본격적으로 전달된다. 정부가 최근 확보한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원을 산·학·연 연구기관에 공급을 개시한 것이다. 이번에 제공되는 GPU 자원은 약 4,000장이다. 국내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GPU 4,000장 공급 나선 정부, 산·학·연 ‘AI발전 마중물 기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5년 1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한 GPU 1만장 중 현재 공급 가능한 약 4,000장의 지원 대상을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GPU 공급은 3월부터 개시할 계획이다.

해당 사업은 국가 AI 경쟁력 강화와 AI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규모 GPU 자원을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산·학·연 전반을 대상으로 공모했다. 이후 전문가 평가 절차를 거쳐 지원 대상을 선정했다.

지원 대상은 △산업계(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중소기업 이하 규모) △학계(대학, 교육기관, 산학협력단 등) △연구계(연구소, 연구 지원기관·단체 등) 등이다. 평가는 △기술·사회적 파급효과(40점) △AI 생태계 기여도(30점) △수요자 역량·준비도 및 실현 가능성(30점) 등 평가(지역소재기업 가점)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정부는 이번 공모를 통해 총 514건의 과제(서버 1,714대, GPU 13,712장) 수요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평가 결과, 59건의 과제(서버 528대, GPU 4,224장)가 선정됐다. 혁신적인 AI 연구와 서비스·모델 개발에 즉각 투입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는 약 4,000장의 GPU 지원 사업 추진을 통해 학계 2,624장, 산업계 1,288장, 연구계 312장이 공급된다. 신청 대비 선정 비율은 학계, 산업계, 연구계가 유사한 수준이며, 학계의 GPU 수요(8,600장 신청)가 가장 높은 만큼 학계 공급 비율도 가장 높았다.

선정된 산·학·연 기관은 3월부터 본격적으로 GPU를 할당받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할당 이후에는 사용 현황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활용이 미흡하거나 상업적 목적의 활용 등 목적 이외의 사용이 확인될 경우, GPU를 회수, 타 GPU 이용 수요자에게 배분하는 등 GPU가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되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과기정통부의 발표를 종합해보면 이번에 공급되는 핵심 GPU모델은 △H200 △B200으로 예상된다. 이중 주목되는 것은 ‘B200’ 모델의 공급이다. B200은 엔비디아의 최신 GPU모델 ‘블랙웰’ 중 하나다. AI연산능력을 대폭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블랙웰 모델은 기존 GPU 대비 최대 AI추론 능력을 30배 향상시켰다. 또한 전력 사용량도 전 모델 대비 4%에 불과하다.
◇ 추가 공급 공모도 계획… 총 3개 트랙 진행

과기정통부는 산·학·연에 GPU를 추가 공급하기 위해 3월에 추가 공모를 시작할 계획이다. 3월 추가 공모 시에는 이번 공모 결과의 산·학·연 배분 비율 등을 고려해 중소·스타트업 등 산업계에 대한 GPU 지원을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추가 공모는 총 3개의 트랙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중소·스타트업 등 산업계를 대상으로 GPU 총 4,000장을 추가 공모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산업계 지원을 위한 추가 공모 GPU 4,000장은 △트랙1: 2025년에 확보한 GPU 중 아직 배분되지 않은 3,000장 △트랙2: 고성능 컴퓨팅 지원 사업을 통해 확보할 민간 클라우드 사업자(CSP)의 GPU 임차분 약 1,000장으로 구성된다. 학계·연구계를 대상으로는 GPU 약 1,000장을 추가 공모한다. △트랙2: AI 연구용 컴퓨팅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확보할 CSP의 GPU 임차분 약 1,000장을 이용해 진행한다.

특히, 국가 전반의 산·학·연 인공지능 생태계가 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향후 GPU 공모부터는 지방소재 산·학·연 신청자에 대한 우대, 특정 기업·기관에 대한 쏠림 방지 등을 통해 균형 있게 지원할 계획이다.

최동원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인프라정책관은 “AI 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GPU 공급은 이번이 끝이 아니다”라며 “본격적인 시작이며 앞으로도 많은 기회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GPU 공급이 마중물이 되어 국내 AI 기술력 향상, AI 서비스 활성화가 진행되길 바란다”며 “이를 통해 더 많은 AI인프라 수요를 창출하는 등 국내 AI 생태계 발전의 선순환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하였다.
◇ “이제는 성과로 보여줄 때”… 치밀한 사전 전략 필수

AI분야 관계자들은 이번 4,000장의 GPU 공급이 국내 AI기술력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소·중견·스타트업 등 대기업 대비 GPU 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엔비디아로부터 GPU 공급을 약속받은 이후 한국은 글로벌 AI연구자원 최상위권 국가로 발돋움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현재 미국이 보유한 최신 GPU 숫자는 약 2,000만개로 추정된다. 중국은 공식적인 데이터가 존재하진 않으나 세계 2위 규모로 추정된다. 한국은 엔비디아로부터 전달받기로 한 26만장의 GPU자원을 모두 확보한다면 전 세계 3위 수준이 된다.

국내 AI 1세대 연구자 김진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명예교수도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GPU 4,000장을 먼저 정부에서 공급하기 시작한 것은 쉽게 말해 작은 기업들도 고급 자원을 써볼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GPU자원의 공급이 능사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번 GPU로 얼마나 우수한 성과를 내는지가 향후 한국 AI산업 발전의 향방을 가를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자원 투입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면 ‘자원 낭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AI정책협력위원회(KOSA)’와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도 지난해 12월 발간한 ‘대한민국 AI G3 도약을 위한 공공부문 GPU 활용 전략’ 보고서에서 “GPU 수명(3~5년) 감안 시, 즉각적인 대규모 수요 창출 실패하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전략 자산이 ‘고철’로 전락할 위험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로와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하락하는 AI 인프라의 특성상, 도입 초기부터 가동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치밀한 사전 전략이 필수”라며 “기존 인프라 확보 전략에서 자원의 실질적 활용으로 정책 무게중심의 이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형 KAIST 명예교수는 “이번 GPU 공급은 크고 작은 연구기관의 AI연구자들에게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는 요소”라며 “당장 GPU 자원이 산·학·연에 4,000장이 공급된다고 해서 눈에 띄는 가시적 성과가 드러나긴 힘들 순 있지만 결국 한국 AI발전의 중요한 발걸음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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