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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원재료 가격 내려도 외식 체감물가는 그대로인 이유는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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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분·제당업계가 밀가루·설탕 등 주요 식품 원재료 가격을 인하했다. 그러나 외식업계는 가격 인하 또는 유지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지난 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밀가루 판매대. /연합뉴스
지난 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밀가루 판매대. /연합뉴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담합 수사 여파 속에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분 등 주요 업체들이 밀가루·설탕 가격을 평균 4~6% 인하했다. 외식업계에서는 가격 인하 체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외식 메뉴 원가 구조에서 밀가루·설탕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이 주된 이유로 지목된다.

외식업계에서는 오히려 가격을 인상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버거킹은 이날부터 대표 메뉴인 ‘와퍼’를 포함한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와퍼는 기존 7200원에서 7400원으로 200원 올랐고, 와퍼 주니어 역시 4800원에서 5000원으로 인상됐다. 커피빈코리아는 지난달 5일 드립 커피 스몰 사이즈는 4700원에서 5000원으로, 레귤러 사이즈는 5200원에서 5500원으로 각각 300원씩 올렸다. 저가 커피 브랜드 브루다커피는 다음 달 1일부터 아메리카노 가격을 기존 1000원에서 1300원으로 30% 인상한다. 바나프레소도 지난달 1일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 포장 가격을 1800원에서 2000원으로 올렸다.

외식업계는 소비자 가격을 좌우하는 핵심 비용은 수입 원재료, 인건비, 임대료, 배달비 등 고정비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한다. 한 외식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밀가루 가격은 내렸지만 전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고환율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육류·치즈·소스류 등 수입 원재료 부담이 여전히 크다”고 했다. 이어 “특히 인건비, 임대료 등도 계속 올랐는데 이런 비용은 한 번 오르면 하락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다른 외식업계 관계자는 “밀가루 가격은 내렸지만 빵을 직접 생산하는 입장이 아니고 구매해서 사용하다 보니 직접적인 가격 인하를 체감하긴 어렵다”며 “빵 제조업체에서 가격 인하가 이뤄지면 체감될 수 있겠지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플랫폼 비용에 따른 가맹점 수익성 악화 우려가 여전하다. 배달 수수료 등에 따른 부담이 누적되면서, 프랜차이즈 본사 차원에서 가격을 낮추기 어렵고, 오히려 인상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이 전반적으로 침체해 있고 일부 가맹점은 이미 수익성 악화를 겪는 상황에서 메뉴 가격 인하는 고려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인건비, 임대료, 배달 플랫폼 등 복합적인 비용 구조를 함께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가격 인하 압박만 강화하면 오히려 외식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일부 지원책도 병행해야 소비자 체감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중 음식 및 숙박 지출 목적의 물가 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2%)을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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