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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도 먹기 좋은 이 음식...2월엔 무조건 된장국에 '이것' 넣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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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끝자락이면 괜히 국물부터 찾게 되고, 평소보다 한 숟갈이 더 깊은 맛을 바라게 된다.

추운 날씨가 길어질수록 밥상은 단순해지고, 자주 먹던 반찬과 국에 쉽게 질린다. 그렇다고 완전히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기에는 번거롭고 실패가 걱정된다. 이럴 때 손이 가는 건 어릴 때부터 익숙했던 재료들이다. 문제는 익숙한 만큼 늘 같은 방식으로만 끓이게 된다는 점이다.
냉이는 대부분 봄나물로 떠올리지만, 사실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시기는 겨울이다. 겨울을 난 냉이는 잎보다 뿌리가 단단해 보이지만, 오래 끓이면 오히려 부드럽고 단맛이 살아난다. 추위를 견디며 땅속에서 영양분을 끌어올린 덕분이다. 이 시기의 냉이는 향도 진하지만 풋내는 적다.

그래서 겨울 냉이로 끓이는 냉이된장국은 봄철과 전혀 다른 맛을 낸다. 가볍고 향긋한 봄 냉이국과 달리, 겨울 냉이는 국물 자체가 훨씬 깊고 구수하다. 핵심은 냉이를 나물처럼 다루지 않고 국 재료로 충분히 끓여내는 데 있다. 잎보다 뿌리의 식감을 살리는 것이 관건이다.

냉이 손질부터 방법이 다르다. 잎을 중심으로 다듬기보다 뿌리 부분의 흙을 꼼꼼히 제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물에 오래 담가두기보다는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흔들어 씻는 것이 좋다. 뿌리는 칼로 살짝 긁어내듯 정리하면 질긴 식감이 줄어든다. 잎은 너무 길게 자르지 말고 큼직하게 남겨야 끓였을 때 존재감이 살아난다.
된장 선택도 맛을 좌우한다. 냉이된장국은 짠맛보다 구수함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시판 된장 하나만 쓰기보다는 집된장과 시판 된장을 섞는 방식이 좋다. 집된장이 없다면 된장에 된장국용 멸치육수를 충분히 더해 짠맛을 희석한다. 여기에 고추장이나 고춧가루는 넣지 않는 것이 냉이 향을 살리는 데 유리하다.

육수는 냉이된장국의 바탕이다. 멸치와 다시마를 기본으로 하되, 무 한 조각을 함께 넣어 끓이면 국물에 자연스러운 단맛이 더해진다. 센 불에서 빠르게 끓이기보다 중불에서 천천히 우려내는 것이 좋다. 육수가 완성되면 건더기는 건져내고 맑은 국물만 사용한다. 이 과정이 국의 뒷맛을 깔끔하게 만든다.
된장을 푼 뒤에는 냉이를 바로 넣지 않는다. 먼저 다진 마늘을 아주 소량만 넣어 국물의 뼈대를 잡는다. 이후 냉이 뿌리 부분을 먼저 넣고 3~4분 정도 끓여준다. 마지막에 잎을 넣고 한소끔만 끓여야 풋내 없이 향이 살아난다. 너무 오래 끓이면 향은 사라지고 씁쓸함이 남는다.

냉이된장국이 깊어지는 마지막 포인트는 불 조절이다. 끓기 시작한 뒤에는 보글보글 끓이지 말고 약불로 낮춰 은근히 끓인다. 이 시간이 냉이 뿌리를 부드럽게 만들고 국물에 구수함을 배게 한다. 간은 국간장이나 소금으로 아주 소량만 조절한다. 된장의 맛을 더 얹으려다 보면 전체가 무거워질 수 있다.

겨울 냉이로 끓인 냉이된장국은 화려하지 않지만 묘하게 기억에 남는다. 입에 넣자마자 향이 튀기보다는 씹을수록 단맛과 구수함이 올라온다. 속을 편안하게 데워주면서도 밥을 부르는 힘이 있다. 봄을 기다리며 먹는 겨울 냉이 한 그릇은, 계절을 앞서가는 가장 소박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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