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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영號, 건전성 악화 속 생산적금융 300조 공급 '부담'
데일리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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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6년 2월 3일 16시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오현영 기자)

장민영 신임 IBK기업은행장은 자금 공급과 건전성 관리를 동시에 해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떠안고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IBK기업은행은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금융 정책의 핵심 집행기관으로서, 향후 5년간 300조원 이상의 자금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공급해야 하지만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로 IBK기업은행의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어 무리한 자본공급이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공=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양대 국책은행은 향후 5년간 총 550조원을 생산적 금융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 중 IBK기업은행이 담당하는 규모는 300조원 이상이다. 산업은행이 국가 전략 산업이나 대형 프로젝트 등 거시적 설계를 맡고, IBK기업은행은 개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재무 상태와 사업성을 기준으로 자금을 집행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에 250조원 ▲벤처·투자·인프라 부문에 20조원을 배정했다. 여기에 취약계층 지원과 IBK캐피탈 등 자회사를 활용한 투자에도 총 37조8000억원을 공급한다. 정책의 효과가 산업 현장에 얼마나 빠르게 전달되는지는 결국 기업은행의 여신 심사 역량과 집행 속도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를 감당할 기초 체력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실적만 놓고 보면 기업은행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순이익은 2조25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다만 지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5406억원으로 전년 동기(3389억원) 대비 59.5%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5조75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대출금 이자 수익이 줄어든 영향이다. 순이자마진(NIM) 역시 1.57%로 전년 동기 대비 0.10%p 하락했다.
(제공=IBK기업은행)

이 같은 흐름은 4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BK기업은행의 지난해 4분기 이자이익이 전분기 대비 1.6% 감소하고, NIM은 0.01%p 하락, 대출 성장률은 0.4%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장민영 체제'가 출범하는 시점부터 이자이익 중심의 성장 여건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같은 기간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 350억원이 예상되고, 영업외이익에는 배드뱅크 비용 380억원이 반영될 예정이다. 실적 개선 폭이 제한적으로 전망되는 배경이다.

이 때문에 가장 중요한 지표로 떠오른 것은 건전성이다. 대규모 자금 공급은 필연적으로 건전성 부담을 동반한다. 특히 경기 둔화 국면에서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할 경우, 부실 위험이 빠르게 현실화될 수 있다.

이미 일부 지표들은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IBK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35%로, 1년 전보다 0.04%p 상승했다. 은행 연체율 역시 2024년 말 0.80%에서 지난해 3분기 1.03%까지 올랐다.
(제공=IBK기업은행)

이런 상황에서 300조원 규모의 추가 공급은 자칫 은행 건전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익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충당금 적립 부담까지 커질 경우,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 뿐 만 아니라 상장사로서의 주주 가치 훼손까지 우려된다.

금융당국이 장 행장을 낙점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그는 공격적인 외형 확장보다는 정교한 리스크 관리에 특화된 인물로 평가된다.

1989년 입행해 35년간 IBK금융그룹에서 근무한 장 행장은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2020년 리스크관리그룹장(부행장)을 역임하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여신 위기를 관리한 경험이 있다.

또한 2015년 자금운용부장을 지냈고, 이후 IBK자산운용 부사장과 대표이사를 맡으며 자본시장과 운용 영역에 대한 이해도도 쌓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장 행장의 제청 사유로 "금융시장 이해도와 리스크관리 전문성을 쌓아온 금융전문가"라고 강조한 배경이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정부 정책방향에 맞춰, 기업은행의 강점인 정책금융 역량을 바탕으로 300조원의 생산적금융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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