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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리그' V리그에 새로운 에너지가 되나, 치열한 프로 세계에서 꽃핀 우정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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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인쿠시와 현대건설 자스티스가 경기 후 인사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마이데일리 = 대전 유진형 기자] 지난달 3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정관장과 현대건설의 경기 직후 국적이 다른 두 외국인 선수의 우정이 눈에 띄었다. 정관장 인쿠시(몽골)와 현대건설 자스티스(일본) 이야기다.

이날 경기에서 인쿠시는 팀 내 최다인 10득점 하면 분전했지만, 세트스코어 0-3(21-25, 21-25, 15-25)으로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6연패 늪에 빠진 정관장 분위기는 침울했고, 인쿠시도 조용히 코트에 앉아 회복 스트레칭을 하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때 반대편 코트에서 현대건설 자스티스가 통역과 함께 정관장 코트로 넘어왔고, 이 모습을 본 인쿠시는 반갑게 달려갔다. 국적이 달랐기에 통역을 통해 대화해야 하는 두 선수의 만남에 정관장 선수들도 궁금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언어는 달랐지만 자스티스는 인쿠시에게 일본 과자를 선물하며 친분을 과시했고, 두 선수는 서로 포옹하며 격려했다.
정관장 인쿠시와 현대건설 자스티스가 경기 후 인사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정관장 인쿠시와 현대건설 자스티스가 경기 후 인사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국적이 다른 두 선수가 어떻게 이렇게 친분을 두터울 수 있었을까. 두 선수는 몽골 프로 리그인 '몽골 내셔널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며 친해졌다.

인쿠시는 목포여상 유학 시절 겨울방학이면 몽골 프로 리그에서 뛰며 프로 경험을 쌓았고, 자스티스도 2023년부터 두 시즌 동안 몽골 프로 리그에서 활약한 뒤 이번 시즌부터 V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최근 V리그 팬들은 몽골이란 나라를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과거에는 한국의 은퇴 선수가 몽골 리그에서 활동하고, 몽골의 배구 유망주들이 한국으로 배구 유학을 가는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몽골 출신 인쿠시(정관장), 바야르사이한(현대캐피탈), 에디(전 한국전력)의 활약으로 몽골 배구의 저력을 확인하고 있다.
정관장 인쿠시와 현대건설 자스티스가 경기 후 인사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출범한 지 10여년 정도된 몽골 프로리그는 남여 각각 8개팀으로 운영되는 리그다. 몽골에서 배구는 국민적인 인기 스포츠로 최근 5~6년 사이 기업들의 후원이 늘어나며 리그의 규모와 수준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최근에는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 지도자와 외국인 선수 영입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리그 운영 및 경기력은 아직 세미 프로에 가깝다.

V리그에 비해 리그 수준은 떨어지지만, 그곳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V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몽골 리그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아시아 배구의 변방이라고 여겨졌던 몽골 리그가 V리그 아시아쿼터 시장의 새로운 에너지가 될 수 있을까.

[정관장 인쿠시와 현대건설 자스티스가 경기 후 인사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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