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 읽음
겨울나무 가지치기\김재진
인적없는 깊은 산마루 기슭의
고욤나무에 찬 서리꽃 내려서
한알 두알 근심을 떠나보냅니다
허기진 산 벗은 눈 망에 담습니다

산 아래 어스름 불빛 고택이는
노부부가 도란도란 의지합니다
안채 뒤뜰 오롯한 담벼락 뒤서리
유실수가 아름드리 보기 좋습니다

햇살과 바람과 가랑비 근근하니
고욤나무는 속 응어리가 터집니다
노부부의 지혜 담긴 성근 열매는
출가한 자식도 인정하니 선물입니다

어수룩하니 움츠린 겨울나무 가지는
애련하나 잘라줘야 소담스럽습니다
못난 것까지는 땔감으로 산화합니다
무녀리 산지기는 한껏 가엾은 마음입니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