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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0원대 환율 장기화 우려…물가 전이 '경고등'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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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이달 평균 1470원을 웃돌면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월간 기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고환율 여파로 수입물가 상승세도 가팔라지면서, 물가 부담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2일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는 1473.7원을 기록했다. 12월 2주간 평균 환율은 1470.4원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환율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줄곧 1400원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6월 1366.95원까지 떨어졌다. 10월(1423.36원)에는 1400원 선으로 다시 올라선 뒤 11월(1457.55원)부터 1450원 위에서 고공행진 중이다.

이달 말까지 1470원대를 유지할 경우 월간 기준으로 △1998년 1월(1706.8원) △1998년 2월(1623.06원) △1998년 3월(1505.28원) △1997년 12월(1484.08원)에 이어 역대 다섯 번째로 높을 전망이다.

고환율 흐름이 이어지면서 수입물가 역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2.6% 상승하며 5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상승률은 지난해 4월(3.8%)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11월 기준 원재료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2.4% 올랐다. 중간재는 컴퓨터·전자·광학기기와 1차 금속제품 가격이 오르며 3.3% 상승했다.

통상 수입물가는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전이된다. 특히 원유와 농산물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은 생산비와 유통단가를 자극해 최종 소비자 가격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문제는 이달 환율이 지난달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한·미 금리차가 1.50%포인트에서 1.25%포인트로 축소됐음에도 환율은 여전히 1470원대를 웃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단기간에 뚜렷한 하락 전환을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수급 이탈이 진정되면 환율 안정이 가능하겠지만, 내국인 해외투자 흐름이 구조적으로 유지되는 만큼 하방 경직적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물가 압력을 일부 상쇄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월평균·배럴당) 65.00달러에서 64.47달러로 0.8% 하락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수입물가는 국제유가가 하락했음에도 환율의 영향으로 상승 폭이 커졌다"면서 "12월 들어 현재까지 평균 환율은 전월 평균 대비 0.8% 상승했지만 불확실성이 큰 만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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