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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부상 투혼 신유빈·결혼 겹경사 임종훈, 만리장성 넘은 ‘황금 우승’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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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부상을 안고도 코트에 오른 신유빈의 투혼과, 결혼 후 최고의 선물을 받은 임종훈의 기쁨이 홍콩에서 하나로 만났다. 한국 탁구의 ‘황금 콤비’ 신유빈과 임종훈이 세계 정상급 선수만 출전하는 왕중왕전에서 마침내 중국의 벽을 넘어 정상에 섰다.

신유빈과 임종훈은 홍콩에서 열린 WTT 파이널스 혼합복식 결승에서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조를 게임 스코어 3-0으로 완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그랜드 스매시와 챔피언스, 컨텐더 성적을 바탕으로 초청된 최정예 선수들만 경쟁하는 파이널스에서 한국 선수가 혼합복식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우승은 내용 면에서도 의미가 컸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그동안 왕추친-쑨잉사 조를 상대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 굵직한 무대에서 연이어 패하며 6전 전패의 열세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7번째 맞대결에서 마침내 흐름을 뒤집으며 오랜 ‘천적 관계’를 끊어냈다.
대회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조별리그를 전승으로 통과한 두 선수는 4강에서 올해 그랜드 스매시 3관왕을 차지한 린스둥-콰이만 조를 3-1로 꺾으며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는 과감한 공격과 안정적인 리시브로 주도권을 쥐었고, 접전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다.

신유빈의 우승은 더욱 값졌다. 그는 최근 혼성단체 월드컵에서 무릎 인대를 다치는 부상을 입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충분한 회복 시간을 거친 뒤 혼합복식에 집중해 투혼을 발휘했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흔들림 없는 플레이로 팀을 이끌었다.
임종훈에게 이번 우승은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지난달 결혼한 그는 신혼여행까지 미루며 대회 준비에 매진했고, 직전 WTT 무스카트 대회 남자복식 우승에 이어 파이널스 혼합복식 금메달까지 거머쥐며 겹경사를 맞았다. 최고의 무대에서 얻은 금메달은 말 그대로 최고의 결혼 선물이 됐다.

신유빈은 우승 직후 “임종훈 오빠의 도움 덕분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며 동료에게 공을 돌렸고, 부상을 안고 뛰었던 쑨잉사의 빠른 회복도 함께 기원했다. 두 선수는 올해 WTT 시리즈의 마지막 무대를 금메달로 장식하며, 더 큰 무대를 향한 자신감을 함께 쌓았다.

사진 출처 = WTT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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