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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아픈 이름 / 이재무
떠올릴 때마다 횡경막 근처로
회한의 피가 몰려오는 듯
가슴 위아래가 까닭 없이 묵직해지고
답답해지는, 살았을 적엔 살붙이로
따뜻한 정 나누지 못했던,
일자무식에다가 술주정 심해
가급적 그 언저리에도 가고 싶지 않았
던,
무능하고 고지식해서 오직 당신의 육체
만을
생계의 수단으로 삼아야 했던,
우여곡절과 파란만장과 요철의 생
마감할 때까지 태어나 자란 곳
벗어나지 못했던,
내게 가난과 다혈을 유산으로 물려주
신,
온몸을 필기도구 삼아 뜨겁게,
미완의 두꺼운 책 쓰다 가신
세상에서 제일 아픈 이름
아버지
당신에게 진 빚다 갚지 못한 나는
크게 병들었는데 환부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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