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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
생각날 때마다 왔지. 처음부터 내가 혼자 만든 그림자였으나 있다고 생각하면 있을 거라 여기며 울고 웃으며 살을 덧붙이기 시작했다. 해 뜨기 전부터 해가 진 밤까지, 생각만으로도 곁에 존재했고 잊지 않으면 된다고 여겼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비슷한 표정과 비슷한 복장이 보이면 대충 비슷한 모습으로 못다한 그림에 색깔을 덧칠했다. 소설도 실제도 아닌 머리에만 존재하는 그림자였다. 앞으로도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아쉽고 짧은 가십거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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