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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난 인스파이어 리조트, 힐튼과 맞손… 생존 위한 안간힘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이하 인스파이어)가 영업난을 타개할 전략으로 힐튼과 손을 잡았다.
힐튼은 자사 대표 브랜드 ‘힐튼 호텔&리조트’가 인스파이어와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인스파이어는 2023년 11월말 가오픈(소프트 오프닝)을 시작으로 영업을 개시했다. 이어 지난해 3월 정식 개장(그랜드 오프닝)을 알렸다. 규모는 호텔 객실만 총 1,275개에 달하며, 국내 최초 1만5,000석 규모 다목적 공연장 아레나, 대형 글라스 돔 아래 자리한 실내 워터파크 스플래시베이,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 시설, 야외공원, 외국인 전용 카지노, 150m 길이의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리 ‘오로라’를 비롯해 다양한 쇼핑과 다이닝 공간을 두루 갖췄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차량으로 15분 거리에 위치한다.
다만 화려한 등장과 규모에 비해 인스파이어의 오픈 후 영업 실적은 바닥을 쳤다. 개장 후 처음 받아든 2024년 성적표는 매출(영업수익) 2,190억원, 영업손실 1,564억원, 순손실 2,65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 실적에 인스파이어의 재무 상태는 악화됐고, 결국 미국 모히건의 한국 자회사(MGE 코리아 리미티드)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탈로부터 받은 대출의 특정 약정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담보로 제공했던 인스파이어 지분 100%를 뺏기고 경영권까지 내주게 됐다.
주인이 바뀌었다고 해서 달라진 것은 없다. 주인이 바뀌기 전과 후, 굳이 달라진 점을 꼽으라면 실내 워터파크 스플래시베이 내에 워터슬라이드 어트랙션을 개장해 운영할 수 있게 된 정도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결국 인스파이어는 글로벌 호텔 체인들과 접촉한 끝에 이번에 힐튼과 손을 잡게 됐다. 양사의 이번 협업은 ‘브랜드 계약 체결’과는 결이 다르다. 인스파이어가 ‘힐튼 호텔&리조트’ 브랜드를 내걸고 영업을 하는 것은 아니며,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힐튼의 글로벌 예약망을 함께 사용하는 대신 그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힐튼 공식 채널을 통해 인스파이어 숙박 등을 직접 예약하는 힐튼 아너스 회원은 포인트와 현금을 자유롭게 조합해 숙박을 예약할 수 있는 플렉시블 페이먼트 슬라이더, 회원 전용 할인, 무료 표준 와이파이, 힐튼 아너스 모바일 앱 등 즉각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클라렌스 탄 힐튼 아시아태평양 개발 담당 수석 부사장은 “이번 파트너십은 힐튼의 한국 내 입지를 확대하고 아시아태평양 포트폴리오 중 최대 규모 시설을 선보이는 의미 있는 이정표”라며 “100년 이상의 역사로 축적된 힐튼의 독보적인 서비스 경험과 인스파이어의 비전이 결합해 국내외 고객 모두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첸 시 인스파이어 사장은 “글로벌 명성과 강력한 로열티를 자랑하는 힐튼과의 협력은 아시아 및 전 세계 여행객과 더욱 깊이 연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인스파이어가 국경과 세대를 초월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로 도약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셉 카이랄라 힐튼 한국·일본·마이크로네시아 지역 대표는 “힐튼은 1983년 한국에 진출한 최초의 글로벌 호텔 브랜드 중 하나로, 인스파이어와의 파트너십은 한국과 전 세계 여행객들에게 독보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힐튼의 여정을 이어가는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리조트 운영은 프랜차이즈 계약에 따라 인스파이어에서 직접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