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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은 왜 대통령에게 이런 말 했나..."과일에 민감함 익히 알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2일 '“조선 시대 때도 매점매석한 사람을 잡아 사형시키고 그랬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에 대해 이렇게 비꼬았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TV 후보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과일만 법카로 2791만원 정도 샀다"며 "1kg 1만원 기준으로 2800만원어치 과일을 2년 동안 드셨으면 2.8톤인데 집에 뭐 코끼리 같은 거 키우냐"고 놀려(?) 화제가 된 바있다.
이 대표는 이날 "경국대전 어디에도 매점매석을 사형으로 다스린다는 규정은 없다"라며 "오히려 경국대전은 외적과 내통하면 사형이고, 친족에게 욕설하는 강상죄도 사형으로 규정하고 있어 따라서 적국의 지도자를 만나기 위해 거액을 송금하는 행위나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전화상으로 하는 행위가 아마 조선시대로 가면 극형으로 처벌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환율 상승을 지적하자, 대통령은 "에이, 그런 건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는 상황에서, 수입품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경제 원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의 말대로 "정치인이 환율을 무시하면, 환율이 그 정치인을 끝장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 대표는 "시장경제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 움직입니다. 정부의 역할은 가격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고 통화가치를 안정시키는 것"이라며 "존재하지도 않는 조선시대 법을 들먹이며 상인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환율이라는 경제의 기본 원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이준석 대표가 SNS에 올린 글 전문이다.
대통령께서 과일에 대해서 다른 사람보다 민감하신 것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 며칠 전 국무회의에서도 "바나나 값은 도대체 왜 오르냐"며 "조선시대 때도 매점매석한 사람을 잡아 사형시켰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경국대전 어디에도 매점매석을 사형으로 다스린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오히려 경국대전은 외적과 내통하면 사형이고, 친족에게 욕설하는 강상죄도 사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적국의 지도자를 만나기 위해 거액을 송금하는 행위나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전화상으로 하는 행위가 아마 조선시대로 가면 극형으로 처벌받았을 겁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환율 상승을 지적하자, 대통령은 "에이, 그런 건 말이 안 된다"고 일축하셨습니다. 이것은 경제학의 기본을 부정하는 겁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는 상황에서, 수입품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경제 원리입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의 말대로 "정치인이 환율을 무시하면, 환율이 그 정치인을 끝장낸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1793년 프랑스 혁명정부, 로베스피에르는 물가 상승을 "반혁명 세력의 음모"라 규정했습니다. 최고가격제를 도입하고 위반자를 단두대로 보냈습니다. 우유가격을 낮추겠다고 몸부림 쳤지만 결과는 어땠습니까? 상점에서 물건이 사라졌고, 농민들은 곡물을 숨겼으며, 암시장이 번창했습니다. 결국 로베스피에르 자신이 단두대에 올랐습니다. 경제사학자 사이먼 샤마는 이를 "가격통제는 경제적 실책이자 정치적 실책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지금 원/달러 1,400원 시대, 모든 수입품 가격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나나 한 송이 문제입니까? 이것은 국민 생존의 문제입니다. 조선이 망한 이유 중 하나도 대원군의 당백전 남발로 인한 화폐가치 폭락이었습니다. 화폐를 망가뜨린 나라는 망합니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도 환율 하락을 "CIA의 음모"라 하며 가격을 통제했습니다. 결과는 연 인플레이션 100만%였습니다. 하버드대 니얼 퍼거슨 교수의 경고를 명심해야 합니다. "화폐는 신뢰입니다. 한번 잃으면, 회복에 한 세대가 걸립니다."
시장경제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 움직입니다. 정부의 역할은 가격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고 통화가치를 안정시키는 겁니다. 존재하지도 않는 조선시대 법을 들먹이며 상인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환율이라는 경제의 기본 원리를 존중해야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미국과의 통상협상에서 성과가 나지 않고, 주요 외교현안이 답보상태에 있으니 자꾸 이런 지엽적인 문제에 대통령의 언급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국민은 바나나 한 송이 가격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 어떻게 국가의 핵심산업을 지켜낼 것이냐, 한미동맹 강화 같은 큰 그림을 원합니다. 바나나 가격으로 국민의 시선을 돌리려 하지 마시고, 진짜 중요한 일에 집중하십시오.
이재명 대통령께 요청합니다. 제발 경제만은 순리대로 운영해 주십시오. 경제는 원리원칙에 따라 운영되어야 합니다. 국민은 바나나 가격통제보다는 원화 가치를 지키고 경제 원칙을 존중하는 대통령을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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