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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파이코인이 여러 문제로 비판받고 있음에도 뜨거운 관심이 계속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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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네트워크(Pi Network)가 발행하는 암호화폐(가상화폐·코인) 파이코인(Pi Coin·PI) 출범한 지 6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뜨거운 관심과 논란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2일 코인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파이 네트워크는 2019년 스탠퍼드 출신 창립자들이 스마트폰만으로 채굴을 가능하게 한다는 목표로 시작했지만, 이후 수년간 지연과 불투명한 운영 구조가 겹치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천만 명의 사용자가 여전히 하루 한 번 앱을 열어 버튼을 누르는 행위를 이어가는 현상은 가상자산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경우로 꼽힌다.

파이 네트워크는 전력 소모가 큰 작업증명(PoW) 대신 스텔라 합의 프로토콜(SCP)과 사용자 간 보안 서클을 활용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런 설계는 접근 장벽을 낮춰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나 탈중앙성을 표방하면서도 실제 검증자 노드가 여전히 개발팀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근본적 모순으로 지적된다. 토큰 배분 구조 역시 최대 발행량 1000억 개 중 65%를 커뮤니티 보상에 두겠다고 했지만, 실제 유통량은 메인넷으로 이관된 물량에 따라 달라져 불확실성이 크다.

지난 2월 마침내 외부 거래가 가능한 메인넷이 열렸으나, 고객 신원 확인 절차(KYC) 지연과 이관 차질로 사용자 불만이 쌓였다. 그럼에도 한때 가격이 3달러 부근까지 올랐다가 9월에는 0.34달러 안팎으로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특정 지갑이 3억 3100만 개 이상의 코인을 조용히 모으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내부자 거래 의혹까지 불거졌다. 더구나 파이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은 OKX, Gate.io, Bitget, MEXC 등 중견 거래소에 머물고 있으며 바이낸스(Binance)나 코인베이스(Coinbase) 같은 대형 거래소는 상장을 보류해 유동성 문제가 여전하다.

가장 큰 논란으로 꼽히는 건 KYC다. 이용자가 채굴한 파이코인을 메인넷으로 옮기려면 정부 발행 신분증을 업로드하고 얼굴 인증을 해야 한다. 이 데이터가 중앙 서버에 저장된다는 점에서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근본적인 한계 속에서도 파이코인의 인기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손쉽게 채굴할 수 있다는 점과 경제적 부담이 거의 없다는 점이 사용자 유입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5%의 추천인 보너스와 보안 서클 참여 보상은 일종의 게임처럼 작동해 사용자들의 반복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참가자들은 스스로를 ‘Pioneer(개척자)’라 부르며 집단적 정체성을 공유한다. 파이페스트(PiFest) 같은 이벤트와 해커톤, 개발자 지원금은 눈에 띌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공동체 유대감을 유지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 세계 활성화 스마트폰이 2025년 기준 69억 대에 달한다는 점은 파이코인의 확장성을 뒷받침하는 지표로 자주 언급된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탈중앙화, 대형 거래소 상장, 생태계 내 실질적 활용 사례, 그리고 투명한 KYC 운영이라는 네 가지로 압축된다. 만약 이 과제들이 진전된다면 과열된 기대가 실제 활용 가치를 뒷받침할 수 있지만, 답보 상태라면 파이 네트워크는 결국 신념과 기대만을 팔아온 프로젝트로 남을 수밖에 없다.

※ 암호화폐는 매우 변동성이 높은 투자 상품입니다.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기에 투자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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