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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중형 값에 중형을 탄다, 액티언 하이브리드
EV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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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더위가 한창이던 8월 어느 주말, 서울 은평구 자택에서 송추계곡으로 향하는 드라이브를 KG모빌리티의 액티언 하이브리드(사진)와 함께했다. 가족 나들이에 이 차가 얼마나 적합한지 직접 확인해 보기 위해서였다.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요즘 제법 잘 팔린다. 8월 한 달간 916대가 팔리며 KG모빌리티의 두 달 연속 내수 판매 4000대 돌파를 이끌었다.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가격에 중형 SUV를 산다’는 전략이 통한 셈이다.

이 차량은 시작가 3695만 원이라는 가격에 전장 4740mm, 전폭 1910mm의 중형급 크기를 갖췄다. 현대차, 기아의 준중형 SUV 하이브리드와 가격은 비슷한데 덩치는 더 크다. 비결은 비야디(BYD)의 1.83kW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다. 국내 하이브리드 중 가장 큰 용량으로, 제조사는 도심 주행의 94%를 전기 모드로 달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막상 타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실제 도심 주행 대부분을 전기 모드로 달렸다. 전기차를 모는 듯한 느낌이었다. 순수 전기차만큼 초반 가속이 강하진 않지만, 가솔린차보다는 확실히 나았고, 전반적인 주행감 또한 부드러웠다. 차체가 높아 시야도 좋았다. 차선 변경 시 순간 가속력은 조금 아쉽지만, 중형 SUV치고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계곡 가는 길, 에어컨을 틀고 달려도 연료소비효율 걱정은 덜했다.

특히 계곡에 도착해 짐을 꺼내는데 트렁크가 넓어서 편했다. 수건이며 여러 옷가지에 돗자리, 아이스박스까지 여유롭게 실렸다. 물놀이를 마친 아이가 차 안에서 옷을 갈아입는 것도 무리 없었다. 2열이 넓은 데다 천장도 높아 차 안에서 간단히 쉬어 가기에 좋았다. 가족 단위 나들이용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관은 태극기 건곤감리에서 영감을 받은 강인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역동적이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다. 계곡 주차장에서도 제법 시선을 끌었다. 20, 30대부터 자녀를 둔 30, 40대까지 폭넓게 노린 디자인으로 보인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인포테인먼트(인포메이션+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다.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완성도가 경쟁 차종에 비해 떨어졌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연결성 면에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합리적 가격의 중형 SUV를 찾는 이들에게 괜찮은 선택지다. 3000만 원대 중반에 중형급 공간과 하이브리드 연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시대, 준중형 값에 중형을 탄다.’ 액티언이 보여준 새로운 가능성이다.

양주=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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