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읽음
이동진도 5점 '만점' 줬다...40여 년 만에 한국 최초 개봉하는 실황 영화


'토킹헤즈'는 보컬리스트 겸 기타리스트 데이비드 번, 드러머 크리스 프란츠, 베이시스트 티나 웨이머스, 그리고 기타리스트 겸 키보디스트 제리 해리슨으로 구성된 전설적인 뉴웨이브 밴드다. 1975년에 데뷔한 이들은 금세 7-80년대 미국을 휘어 잡았다. 다양한 장르를 차용하며 록의 영역을 넓힌 그들은 포스트 펑크와 뉴웨이브 사운드를 적극 활용할 줄 알았다. 1980년 발매된 4집 Remain in Light은 이들의 명반으로 평가 받는다. 심지어 데이비드 번은 무대 연출까지 뛰어나 자신의 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본인 위주의 공연을 하려는 데이비드 번과 멤버들의 불화로 인해 공식적인 해체를 선언한 시기가 1991년임을 감안했을 때, 그야말로 이들은 80년대 미국을 주름잡은 밴드였던 셈이다.
이후, 블론디나 뱀파이어 위캔드, 'The 1975' 같은 유명 가수들이 팬이길 자처했고 국내에는 장기하가 열성적인 팬으로 알려져 있다.

제작진도 화려하다. 영화 '양들의 침묵'으로 유명한 조너선 드미가 '스탑 메이킹 센스'의 연출을 맡았고 '블레이드 러너'의 촬영감독 조던 크로넨웨스도 참여했다. 이 영화는 '토킹헤즈'가 시대의 아이콘으로 변모하던 중인 다섯 번째 앨범 『Speaking in Tongues』 투어를 다루었다. 이 투어는 조너선 드미에게 큰 감명을 주었고 그 중 네 차례의 공연이 본작에 실려 있다.
그의 명성에 알맞게 기발한 숏과 다양한 구도로 구사하는 기법은 스릴러를 보는 듯한 긴장감을 주며 관객의 눈과 귀를 홀린다. 시종일관 화면에서 이곳저곳 등장하는 다양한 조명들은 조너선 드미의 표현을 빌려, '황홀한 흐릿함'을 선사하기도 한다. 또한, '스탑 메이킹 센스'는 이전까지의 공연 필름과는 달리 최초로 비하인드 스토리나 관객의 반응을 담아내지 않는다. 오로지 무대의 날 것만 보여준다. '토킹헤즈'의 땀과 열 가득한 퍼포먼스는 영화의 오프닝이기도 한 'Psycho Killer'를 포함해 『Speaking in Tongues』의 수록곡을 더욱 흥겹게 한다.
특히 데이비드 번의 빅 수트(Big Suit) 복장은 오버핏 수트의 시초로 평가 받는다. 공연 전, 무대에서는 어떤 몸짓이든 전부 커야 한다는 지인의 말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수트는 'Girlfriend Is Better'의 무대에서 쓰이며 해당 콘서트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되었으니, 본작을 관람할 때 참고할 포인트다.

영화가 음악과 이미지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떠올려본다면, 분명 본작은 가장 영화에 가까운 영화일지 모른다. 또한, 관객에게 영화적 체험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할 작품임은 틀림없다.
88분 간 이어지는 이들의 앙상블, '스탑 메이킹 센스'는 8월 13일, 국내 최초, CGV 단독으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