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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배추 수급 불안 막는다… 정부, 먹거리 물가 잡으려 TF 출범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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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계란이 진열된 모습. /뉴스1
지난 1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계란이 진열된 모습. /뉴스1

정부는 계란, 배추 등 민생 밀착 품목의 가격 불안을 선제적으로 막기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수급·유통 구조 전반을 점검하기로 했다. 또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이상기후 등 복합 요인에 대응해 농식품 분야 전반에 걸쳐 단기·중장기 안정 대책도 가동하기로 했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6일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하고 ‘농식품 수급·유통구조 개혁 TF’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TF는 농축산물과 식품·외식 등 주요 품목별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도매시장 중심 유통망 등 구조적 물가 불안 요인을 분석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은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 인건비·임차료 부담 누적 등으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1%, 외식 물가는 3.2%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제 팜유 가격은 톤당 945달러, 코코아는 9499달러로 2023년보다 각각 5%, 2.9배 올랐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식품 원료 21개 품목에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커피·코코아 수입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세 조치를 올해 말까지 유지하고 있다. 외식업체의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 도입 요건을 완화하고, 소비자 대상 공공배달앱 쿠폰(총 650억원 규모)도 지원 중이다.

또한, 국산 농산물 원료 구매 자금으로 올해 본예산 1056억원에 더해 200억원을 추경에 반영했다. 중소 식품기업에는 외식업체육성자금 300억원, 공동구매 지원금 5억원도 배정됐다.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배추 당근 등 농산물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배추 당근 등 농산물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배추는 여름철 고온에 민감한 작물 특성상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이다. 실제 여름 배추의 단위당 생산·출하 비용은 봄배추 대비 50% 이상 높고, 폭염·장마 등 이상기후에 따라 작황 부진 가능성도 크다. 여름 배추 재배면적도 2010년 4929헥타르에서 올해 3747헥타르로 줄었다.

정부는 여름철 수급 불안을 막기 위해 봄배추 저장량을 민간 중심으로 약 10% 늘렸고, 정부 수매비축 물량은 전년 대비 50% 이상 확대해 총 2만3000톤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5000톤은 소규모 김치 업체에 직접 공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사전 수매 계약을 통해 여름 배추 재배 면적을 확보하고, 주요 병해충 방제와 예비묘 공급도 병행하고 있다. 또 7월 초 재배의향면적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내년부터 여름 배추 수입안정보험을 시범 도입하고 고온 저항성 신품종 개발, 대체 재배지 발굴 등 중장기 대응책도 본격 추진한다.

계란은 산란계협회 가격 인상과 수요 증가 영향으로 6월 상순 기준 산지 가격이 전년보다 17.4%, 소매 가격은 8.3% 각각 상승했다. 그러나 방학·휴가철 수요 감소와 계란 가공품 수입 확대 등에 따라 7~8월에는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농식품부는 내다봤다.

정부는 계란 생산 확대를 위해 산란계 사육 기간을 평균 84주령에서 87주령으로 늘리고, 계란가공품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물량도 1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케이지 기준 확대에 따른 설비투자 지원금(144억원)도 이번 추경안에 포함됐다.

계란 수입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선을 그었다. 안용덕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과거 2021년처럼 국내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수급이 불안정했던 상황과는 다르다”며 “6개월 이상 사육된 산란계도 충분히 확보된 상태여서 계란 수입을 검토할 단계는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유통 개선도 병행한다. 계란 산지 가격 조사 체계를 축산물품질평가원으로 일원화하고, 표준계약서·고정거래방식 도입을 위한 협의체도 시작했다. 농식품부는 일부 대형마트 대상으로 납품단가를 30구당 1000원 낮추는 방식의 소비자 가격 인하도 병행하고 있다.

닭고기의 경우 브라질 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5월 15일 선적분부터 수입이 중단된 상태다. 정부는 공급 공백을 막기 위해 7월 말부터 태국산 닭고기 4000톤을 긴급 수입하고, 국내 병아리 입식 확대 등을 통해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브라질산 닭고기는 고병원성 AI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 한해 21일부터 수입을 재개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물가 불안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는 농축산물 유통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TF를 구성했다”며 “수급 안정 및 구조 개선 대책을 속도감 있게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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