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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법안, 美 상원 통과…이르면 다음달까지 입법 완료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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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의 가치가 달러에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을 통과했다. 이는 암호화폐 업계에 큰 승리로 평가된다.

스테이블코인 법안은 이제 하원으로 넘어가 심사를 받게 된다. 일각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법안이 오는 7월 말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 제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상원은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68대 30으로 가결했다. 대부분의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민주당 의원 18명도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지니어스(GENIUS) 법안'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의 준비금을 미국 국채 등 안전하고 유동성 높은 자산으로 한정하고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체계를 명확화하며 은행들도 자체 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국채 등으로 준비금을 확보해 가치가 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됐으며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다른 코인들과의 거래에 사용되고 있다.

암호화폐와 일부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이 장기적으로 은행간 현금 이체나 신용카드 사용을 대체해 결제시장을 지배할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가장 규모가 큰 스테이블코인은 테더 홀딩스가 발행한 USDT로 시장 가치가 1550억달러에 이르며 최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서클 인터넷 그룹의 USDC가 616억달러의 시장 가치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이번 지니어스 법안의 상원 통과를 발판으로 스테이블코인뿐만이 아니라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과 다른 암호화폐까지 전반적으로 규제하는 좀더 포괄적인 법안이 추진되기를 원하고 있다.

이는 상원을 통과한 스테이블코인 법안과 하원에서 발의된 '클래리티(Clarity) 법안'을 결합하면 가능하다. 클래리티 법안은 대부분의 암호화폐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감독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게리 겐슬러 전 SEC 위원장은 코인베이스 글로벌을 비롯해 수십개의 암호화폐 거래소와 발행사를 증권법 위반으로 고소했는데 암호화폐 업계는 수년간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SEC의 권한을 제한하는 입법을 요구해왔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소셜 미디어 X에 글을 올려 "우리는 모든 디지털 자산 유형에 대해 포괄적인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며 "의회는 지니어스 법안과 함께 클래리티 법안도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프렌치 힐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장(공화당, 아칸소주)도 두 법안을 모두 통과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해 하원이 두 법안을 통합해 다시 상원에 보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민주당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 법안은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이 찬성하면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피해 상원을 통과할 수 있었다.

반면 클래리티 법안에 대해서는 많은 민주당 의원들이 SEC가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감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암호화폐 사업에 막대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지난주 공시된 재산공개 내역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5700만달러 이상의 암호화폐 관련 수익을 보고했다.

TD 코웬의 애널리스트인 자렛 세이버그는 보고서에서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합의가 있지만 암호화폐 전반을 규제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합의가 부족하다"며 클래리티 법안을 결합하려는 시도는 스테이블코인 법안의 통과를 올 여름에서 2026년까지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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