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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게임용 OLED 호조에 ‘함박웃음’
에너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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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의 모니터용 27형 UHD 제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니터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며 국내 디스플레이 및 전자업계가 수익성 제고의 기회를 맞고 있다.

특히 게이밍을 중심으로 한 고성능 디스플레이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OLED 패널의 고부가가치 특성이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5년 OLED 모니터 패널 출하량은 340만대로 전망된다. 이는 당초 예상치(280만대)보다 60만대 증가한 수치이며, 전년 대비 70%에 달하는 높은 성장률이다. 10만대 수준에 불과했던 2022년과 비교하면 3년 만에 출하량이 20배 이상 확대되는 셈이다.

트렌드포스는 “게임 마니아를 중심으로 OLED 모니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이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고 진단했다. OLED 모니터는 선명한 화질, 넓은 시야각, 높은 주사율, 빠른 응답속도 등의 특장점을 갖춰, 1인칭 슈팅게임(FPS),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 고속 프레임 전환이 필요한 게임 장르에서 특히 호응이 높다.

OLED 패널은 액정표시장치(LCD) 대비 단가가 높아 제조사 입장에서 제품당 수익률이 우수한 편이다. 이에 따라 OLED 모니터 시장의 확대는 패널 공급사들에게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는 패널 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누릴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글로벌 OLED 모니터 패널 시장은 사실상 양사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모니터용 OLED 패널 출하량 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76.5%로 1위, LG디스플레이가 23.1%로 2위를 차지했다. 양사 합산 점유율은 99.6%에 달한다.

최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OLED 시장 추격이 빨라지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고성장이 기대되는 OLED 모니터 분야를 \'수익 방어선\'으로 삼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OLED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금액 기준)은 81.3%로 중국(17.9%)을 크게 앞섰지만, 지난해에는 한국 67.2%, 중국 33.3%로 격차가 크게 줄었다. 불과 2년 만에 점유율 차이가 63.4%포인트에서 33.9%포인트로 축소된 것이다. OLED 강국으로 불렸던 한국이 기술 우위를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트렌드포스는 양사가 OLED 모니터 중심으로 전략을 집중하며 출하량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사는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모니터를 전략적 사업 축으로 삼고, A5(퀀텀닷-OLED) 생산라인의 출하 확대와 가동률 제고, 수익성 유지를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전략 조정에 나섰다. 트렌드포스는 “초기엔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가격 경쟁에 소극적이었던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출하 목표를 70만대 미만으로 잡았으나, 급증하는 고객사 수요와 제한된 패널 공급 상황을 반영해 이를 8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며 “향후 100만대까지 목표를 다시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양사는 올해 들어 OLED 모니터 신제품 출시를 잇따라 추진하며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초 27형 UHD OLED 패널을 출시한 데 이어, 연내 27형 QHD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고해상도와 초고주사율을 앞세운 제품군은 게이밍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도 27인치부터 31.5·34·39·45인치에 이르는 게이밍 OLED 패널 풀라인업을 구축하고, 세계 최고 해상도의 OLED 모니터 패널 양산에 돌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고해상도·초고주사율 프리미엄 모니터뿐 아니라 메인스트림 시장까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B2C와 B2B 시장 모두에서 OLED로 기술 전환을 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도 “OLED 모니터 사업의 차별화와 확대를 통해 수익 구조를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성과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오디세이 언베일드 2025\' 행사에서 인기 스트리머 \'캐드렐\'과 \'조지 클라키\' 가 삼성 게이밍 모니터로 게임을 즐기며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OLED 모니터 시장 확대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완제품 제조사에도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양사는 OLED 모니터를 주력 게이밍 모델로 내세우는 \'집중 전략\'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퀀텀닷(QD)-OLED 기술을 적용한 \'오디세이\' 시리즈(G6·G8·G9) 라인업을 강화 중이며, 최근에는 500㎐ 초고주사율을 지원하는 오디세이 OLED G6(27형)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브랜드 체험 마케팅도 병행 중이다. 최근 영국 런던에 위치한 체험관 \'삼성 킹스크로스\'에서 개최한 \'오디세이 언베일드 2025\'에는 IT·게임 분야 스트리머, 크리에이터 등 100여명의 팬이 참석해 신제품을 직접 체험했다.

LG전자도 울트라기어 시리즈를 중심으로 OLED 게이밍 모니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CES 2025에서는 45형 울트라기어 OLED 모니터 2종을 공개했으며, 해당 제품은 기존 4K를 넘어선 5K2K 해상도(5120x2160)를 지원하는 최초의 OLED 게이밍 모니터다. 회사 관계자는 “울트라기어 등을 앞세워 글로벌 게이머들에게 몰입감 높은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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