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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만 마리가 한꺼번에…경남 고성에 떼로 출몰한 ‘이 동물’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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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 해역에 해파리가 사상 최대 규모로 몰려들어 어민들이 비상에 걸렸다. 올 여름 남해안 일대가 해파리 대란을 맞고 있는 가운데, 특히 고성군 자란만 해역의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발표된 국립수산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고성 자란만에서는 1헥타르당 최대 28만 5000여 마리의 해파리가 관측됐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9배나 급증한 수치로, 전례 없는 해파리 폭증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현지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어민들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그물에 고기가 아니라 해파리만 가득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치망을 걷어올릴 때마다 물고기 대신 해파리가 그물을 가득 채우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4일 경남 전 해역에 해파리 예비주의보를 내렸다. 고성 자란만을 비롯해 거제 동부 해역까지 보름달물해파리를 중심으로 한 해파리 떼가 광범위하게 분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해파리 대량 발생의 배경으로 복합적인 환경 변화를 지목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이다. 해파리는 따뜻한 바닷물을 선호하는 특성상 수온이 오르면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번식 활동도 활발해진다.

여기에 해양 오염으로 인한 플랑크톤 증가도 해파리 개체 수 폭증에 한몫하고 있다. 플랑크톤이 늘어나면서 해파리의 먹이 공급이 풍부해진 것이다. 또한 연안 개발로 인공구조물이 늘어나면서 해파리 유생인 폴립이 부착할 수 있는 서식지가 확대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해파리의 천적인 어류는 줄어들고 있어 해파리 개체 수 조절 기능이 약화된 상태다. 이런 복합적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해파리 대거 출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해파리 대량 출몰로 인한 어업 피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해파리가 어선 그물에 대량으로 들어가면 그물이 무거워져 조업이 어려워지고, 그물 손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결국 어획량 감소는 물론 어업 활동 자체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경남도는 18일 고성군 삼산면 두포해역에서 해파리 출현 상황과 대응 현황을 직접 점검했다. 현장에서는 정치망마다 해파리가 빼곡히 들어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현재 관찰되는 해파리는 500원 동전 크기의 유생 단계지만, 기온이 더 오르면 어른 손바닥 크기의 성체로 자라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경남도와 연안 시군은 해파리 구제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민들로부터 그물에 걸린 해파리를 수매하고, 절단망을 설치한 배를 동원해 해파리를 직접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해파리 발생량이 가장 많은 고성군의 경우 올해 해파리 구제 예산이 벌써 바닥났다. 이에 경남도는 고성군에 긴급히 3000만 원의 해파리 구제 사업비를 지원하고, 해양수산부에 추가 예산을 요청한 상태다.

해파리 대량 출몰은 어업뿐만 아니라 해수욕장 안전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해파리에 쏘이면 극심한 통증과 부기가 발생하며, 심할 경우 호흡곤란 등 생명을 위협하는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해파리 쏘임 사고가 급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해양 전문가들은 해수욕장 이용 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해파리 차단망 설치 여부를 확인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해파리를 발견하면 절대 접근하지 말고 즉시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만약 해파리에 쏘였을 경우에는 바닷물이나 생리식염수로 촉수를 신속히 제거하고 충분히 세척해야 한다. 45도 내외의 온찜질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으며, 호흡곤란이나 의식저하 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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