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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의 맛 극대화한 MMORPG, 크로노 오디세이 체험기


그러던 중 오는 6월 테스트를 앞둔 ‘크로노 오디세이(Chrono Odyssey)’를 미리 플레이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게임도 마찬가지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직접 해본 크로노 오디세이는 모험의 재미를 극대화해 지루하지 않은 성장 과정이 돋보였으며, 공방의 맛을 살린 전투 역시 인상 깊은 작품이었다.
평범했던 기사단원, 세계의 구원자가 되다
크로노 오디세이의 무대는 판타지 세계 ‘세테라’다. 세테라는 ‘보이드’라는 이차원의 존재들에게 침공을 당해 혼란에 빠진 상태였다. 플레이어는 세테라에 살고 있는 기사 단원으로 어떤 유물을 회수하기 위해 파견된 상태였으나, 그러던 중 보이드에게 야습을 당해 위기에 빠지게 된다.
야습에 의해 기사단이 궤멸되는 가운데, 플레이어는 적들을 뚫고 간신히 유물이 있는 장소에 도달한다. 보이드 추적자라는 강력한 적이 앞을 막고 있었지만, ‘벨리아’라는 의문의 여성에 의해 유물을 손에 넣게 된다. ‘크로노텍터’라 불리는 이 유물은 시간을 넘나드는 힘이 깃들어 있었고, 플레이어는 벨리아에게 ‘과거에서 날 찾아와달라’는 부탁을 들은 채 1년 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크로노 오디세이는 이러한 세계를 어둡고 낮은 채도의 색감으로 그려냈다. 또한 아군이 불에 타들어가거나, 사지가 절단되는 등 잔혹한 표현도 빈번히 등장한다. 마치 제작진이 ‘이 정도로 암울한 세계를 그려낼 거야’라고 말하는 느낌이었다. 뿐만 아니라 강렬한 연출이 상당한 몰입감을 자아내, 플레이어를 크로노 오디세이의 세계에 강하게 끌어당긴다.


튜토리얼을 마친 뒤에는 언제나처럼 메인 퀘스트를 우선적으로 따라갔다. 그 과정에서 돌발 서브 퀘스트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일단 ‘레벨 업을 하자’라는 생각에 모두 무시하고 메인 퀘스트로 직행했다. 그러나 막상 목표 위치에 도달하자 강력한 보스 몬스터가 자리해 있었고, 결국 기자는 게임 시작 1시간 만에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의문의 탑 위에서 보물 상자를 발견하기도 하고, 때로는 필드 보스를 만나 치열한 전투를 펼치기도 했다. 테스트 버전에서는 이용할 수 없었지만, 던전 콘텐츠로 추정되는 ‘볼트’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여기에 유적이나 협곡, 폭포 등 언리얼 엔진 5로 세밀하게 구현된 주변 풍경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엘더스크롤 시리즈나,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등에서 느꼈던 모험의 재미가 크로노 오디세이에서도 느껴졌다.



이렇게 모험을 계속 하다 보면, 레벨과 무기 숙련도가 오를 뿐 아니라 몬스터에게 상위 장비를 획득하는 등 자연스럽게 캐릭터가 강해진다. 어느 정도 모험을 즐긴 후에는, 처음에 벽을 느끼게 했던 보스도 어렵지 않게 처치할 수 있었다. 정식 출시 후 엔드 콘텐츠와 최종 장비 파밍은 어떨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성장 과정만큼은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다.


크로노 오디세이에는 총 6가지 클래스(소드맨, 버서커, 팔라딘, 어쌔신, 레인저, 소서러)가 있으며, 클래스마다 각기 다른 세 가지 무기군을 보유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이 중 두 가지 무기를 선택해, 실시간으로 무기를 교체하며 전투하는 방식이다.
기자가 플레이한 소드맨을 예로 들면, 소드맨은 검·방패, 대검, 쌍검을 보유하고 있다. 검·방패는 패링과 도발을 보유한 탱커형 무기이며, 대검은 속도는 느리지만 강력한 대미지를 자랑한다. 쌍검은 검·방패처럼 도발을 보유하고 있지만, 빠른 공격 속도와 반격기가 특징이다.
기자는 검·방패와 쌍검을 주로 사용했는데, 방패로 패링을 성공시킨 뒤 쌍검으로 교체해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대미지를 우겨 넣기 좋았다. 특히 검·방패와 쌍검 모두 어그로 수치 증가 효과를 지니고 있어, 탱커 역할을 수행하기에도 용이했다. 그 외에도 대검과 쌍검을 함께 사용해 대미지를 극대화시키거나, 검·방패와 대검 조합으로 한 방을 노리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이처럼 같은 클래스에서도, 어떤 무기를 조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플레이 스타일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이로 인해 보스뿐 아니라 일반 몬스터와의 전투에서도, 적 패턴을 신중하게 파악한 뒤 어떤 공격과 스킬을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일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만큼 다른 MMORPG에 비해 전투 피로도가 높긴 했지만, 몬스터와 합을 주고 받는 공방의 재미는 최근 플레이한 MMORPG 중 최고였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적을 락 온했을 때 시점이 과도하게 아래에 있어 시야 확보가 다소 어려웠다. 서버 문제인지 적이 공격할 때 보이는 것보다 한 박자 늦게 피격 판정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만 아직 테스트 버전이고, 올해 4분기 정식 출시 전까지 개선될 여지가 남아있다. 아울러 자유롭게 세계를 여행하는 모험의 재미, 전투에서 적과 합을 주고받는 공방의 맛은 이러한 단점을 상쇄시키기에 충분했다.

착한 BM과 완성도 높은 엔드 콘텐츠로 국산 MMORPG의 새로운 장을 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